(초점)후임 한은 총재, 어윤대 vs. 김중수 2파전

어윤대, 글로벌 감각·전문성 무기..도덕성 약점
김중수, 국제금융 전문가..한은 독립성 후퇴 우려

입력 : 2010-03-16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자 인선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후보군이 마지막 2파전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청와대와 한은,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후임 한은 총재로서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는 주인공은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사진 왼쪽)과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사진 오른쪽)다.
 
최근 들어 다소 사그라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후임 한은 총재 1순위 후보는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다.
 
어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동문으로 현 정권의 '실세 중 실세'다. 이에따라 한은법 개정 등 여타 부처와의 힘겨루기에서 한은에 힘을 제대로 실어줄 수 있는 적임자인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 이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올해 11월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 글로벌 감각과 금융 전반에 대한 거시적 안목, 영어 회의 진행이 가능한 어학실력까지 갖춘 점은 어 위원장의 한은 총재 발탁에 힘을 실어 준다.
 
그러나 중앙은행 총재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을 놓고 볼 때 재산 형성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점은 어 위원장에게 큰 걸림돌이다.
 
또 시행 여부를 놓고 논란이 컸던 한은 총재 인사 청문회가 무산이 됐다고는 해도 지방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후폭풍도 무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최근들어 김 대사의 한은 총재 기용설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 대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거쳐 현 정부 첫 경제수석을 지내는 등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국제금융 전공의 학자 출신으로 글로벌 분야에서 식견이 높아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최근 국내에서 열리는 여러 국제금융 분야 컨퍼런스에도 단골 패널로 참석한다.
 
그러나 정치권·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한은의 독립성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한은 내부의 의견이 만만치 않은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 밖에 한은 부총재 출신의 박철 리딩투자증권 회장과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의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 또 한은 내부 인사로는 이주열 한은 부총재의 승진 기용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 최종 변수로 남아 있는 가운데 청와대도 시장의 기대에 적합한 마무리 인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은 총재 임명안이 이달 23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으로 늦어도 22일까지는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후임 한은 총재의 윤곽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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