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6·13 지방선거 참패로 위기에 직면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정책’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야당으로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정부여당을 비판만 해 온 것이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노동시간 단축과 군 대체복무, 난민 문제 등 현안마다 대응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국회에서 각종 정책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을 정책정당으로 전면쇄신해 20대 국회 하반기에 각종 정책이슈와 법안, 예산을 주도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을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수긍하고 공감할 정책을 제시하는 제1야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도 당의 정책정당 행보에 일조하고 있다. 김 대행은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편으로 당의 정책위원회를 별도의 당 원내조직으로 분리하고 당사 이전을 통해 중앙당의 실질적인 기능을 국회로 가져왔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원전·전기요금 등 정책 사안을 앞세웠다.
한국당은 당장 현안에 대처할 각종 당내 특위부터 꾸릴 예정이다. 함 의장은 “국민 관심이 큰 사안인 근로시간 단축, 군 대체복무 인정, 난민 문제와 관련해 선심노동대응특위, 군대체복무특위, 난민특위 등 현안별 특위를 구성해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일반 국민들에게 문호를 열어 ‘국민맞춤형 비전수립’을 목표로 하는 ‘국민정책혁신단’을 발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바른당도 ‘정책정당’ 면모를 부각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중도개혁’, ‘개혁보수’ 등의 이념이 아닌 실용정당으로서 당 정체성을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바른당은 워크숍과 민생 현장 방문을 통해 당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주요 민생 현안마다 구체적인 정책 과제를 도출, 입법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바른당은 전날부터 매주 화·목요일 등 총 10회에 걸쳐 아침마다 정책워크숍을 개최하며 아침공부를 시작했다. 바른당은 워크숍에서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회양극화 및 고용 사정 악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준비 부족 문제 등을 지적했다. 오는 5일에도 이와 관련한 내용을 주제로 구체적인 입법·정책대안에 대해 워크숍을 진행할 방침이다.
민생현장 방문도 이어가고 있다. 바른당 지도부는 전날 강연과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3곳의 경제단체와의 연이은 만남 등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