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6일 법원행정처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 관계자는 이날 "법원의 준비 상태 등을 고려해 오늘 오후부터 자료를 제출받는 것이 시작될 것"이라며 "법원이 말한 절차대로 진행될 경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9일 법원행정처에 20건의 고발 사건 수사와 관련한 자료 제출 요구가 담긴 수사협조 공문을 발송했고, 같은 달 26일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성이 있는 410개의 주요 파일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비실명화한 일부를 제외한 원본 파일과 5개의 저장매체에서 410개의 주요 파일을 추출하는 과정을 담은 포렌식 자료를 제공했다.
다만, 법원행정처는 제기되는 의혹과 관련성이 없거나 개인정보 또 통신비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자료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임의제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검찰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하드디스크가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복구할 수 없도록 지우는 일명 '디가우징' 처리됐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핵심 증거 전체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검찰과 법원행정처는 하드디스크 내 파일 제공에 관한 수사협조 방안을 협의했고, 그 결과 수사팀이 대법원 청사 내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법원행정처 관계자의 입회하에 수사에 필요한 하드디스크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등의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검찰과 법원행정처는 고성능 컴퓨터 3대씩을 준비했다.
현재까지 양 전 대법원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20건이 넘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임지봉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을, 22일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 조승현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를 각각 고발인으로 조사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달 15일 대국민담화문에서 "모든 인적·물적 조사 자료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