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이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긴급수익제한조치)를 발효하기로 하면서 철강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의 철강제품 관세 부과에 따른 EU 철강업계의 보호를 위해 EU로 수입되는 철강제품에 세이프가드를 잠정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EU는 최근 몇 년간 수입량을 반영해 쿼터(수출입 등에 허용되는 한도)를 정하고, 초과분에 대해서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EU에 철강제품을 수출하는 중국과 인도, 러시아, 터키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철강산업 내 보호무역 조치가 미국에서 EU로 옮겨 붙는 양상이라고 진단하면서, 철강주의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국내 철강기업이 받게 되는 실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향후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가 추가적으로 취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때처럼 수출해소물량이 철강가격을 교란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저해시킬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EU의 세이프가드가 철강업종 투자심리에 긍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투자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과거 2002년 미국, EU, 중국의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 때에도 가격상승을 예상 못하고 과도하게 우려했던 이력이 있다. 추후 철강 가격의 상승이 확인되면서 점진적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이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긴급수익제한조치)를 발효하기로 하면서 철강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사진/AP·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