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인도 정상회담을 개최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면서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및 산업 회랑(Industrial corridor) 프로젝트에서 시장을 선점할 경우 해외 수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 5000억달러에 달하는 인도 건설 시장이 열릴 경우 해외 수주난을 해소할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대통령궁 광장에서 인도의 국가원수인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 내외가 개최하는 공식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도 인프라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우선 스마트시티 건설에서 인프라 사업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시티 100개 건설은 인도 정부가 지난 2014년 교통, 환경,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은 대안으로, ICT기술과 에너지효율 시스템을 도입한 미래형 도시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코트라(KOTRA) 뭄바이 무역관에 따르면 인도 정부 공약대로 진행 시 스마트시티 사업에 향후 5년간 5080억루피(약 9조815억원)가 투자될 예정이며, 건설시장 규모는 약 1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형원 해외건설협회 아시아실 실장은 "스마트시티는 IT를 포함해 빌딩 등 구조물부터 교통인프라 통합적으로 솔루션 체계를 제시하는 사업"이라며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TOD(대중교통지향형 도시개발방식) 형태의 인도 역세권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분야"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내 건설사 중에선 포스코건설이 인도 스마트시티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2월 한찬건 전 포스코건설 사장(현 포스코건설 상임고문)은 100대 스마트시티 지역으로 추진 중인 마하라시트라주 푸네 스마트시티 건설사업 업무협약(MOU) 체결식 현장에 직접 참석해 관심을 드러냈다.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포스코ICT를 중심으로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협력 중"이라고 전했다.
인도의 산업 회랑 프로젝트도 인프라 건설 수요가 크게 예상되는 사업 중 하나다. 산업 회랑 건설은 델리와 뭄바이를 잇는 40만㎢ 일대를 초대형 산업벨트로 이어 주변을 제조업과 상공업 중심지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이에 따라 인근에는 도로, 복합 교통 시설 등 개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인도 뭄바이에서 해상교량 공사 2번 패키지 사업을 수주했다"며 "형식적인 선언을 넘어 실질적인 액션 플랜이 뒤따라 나오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금융 조달이다. 업계에선 인도가 추진하는 대부분의 해외 건설 사업은 PPP(민관협력개발사업) 형태이기 때문에 사업을 수주하는 관건은 자금 조달 역량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박 실장은 "스마트시티 등의 개발 사업은 부동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수출입은행 등 공적 수출 신용기관들은 외화가득률이라든지 공공성을 기준으로 지원해 성격상 매칭이 잘 안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원 범위에서 빗겨나는 요소를 감안해 어떻게 전략적으로 파이낸싱 할 것인지 등 내부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나렌드라 인도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100개 건설, 주요 도시 간 산업 회랑 건설 같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참가하길 희망한다”며 “한국 정부는 100억달러 규모의 한·인도 금융패키지를 활성화해 인프라 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인프라 사업에 대한 협력 및 지원 방침을 밝혔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