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롯데가 지난해 도입한 남성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이 2000명을 돌파했다고 12일 밝혔다.
롯데는 지난해 1월 전 계열사에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했다. 동시에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통상임금과 정부지원금과의 차액을 회사에서 전액지원)를 보전해 줌으로써, 이른바 ‘눈치 보지 않는’ 육아휴직을 권장하고 있다.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이 지난 6월말까지 2000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롯데지주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 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은 900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00명)의 2배 이상이다. 남성육아휴직 의무제가 안착되면서 제도이용에 부담을 느껴 사용을 미루는 직원이 사라진데다, 육아와 가사분담이 많이 필요한 시기인 출산 초기에 제도를 이용하려는 직원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자체적으로 남성육아휴직을 경험한 직원의 배우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육아에 대한 인식과 행동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남편의 육아휴직이 육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묻는 응답에 '매우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72%, '어느정도 도움이 됐다'가 19%로 나타났다. '가장 도움이 된 측면'으로는 '가사와 육아를 부부가 함께 한다는 심리적 위안'을, '육아휴직 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는 '자녀와의 친밀한 관계 유지'를 꼽았다.
'남편의 육아휴직 전후 남편의 가사분담 시간의 변화'는 휴직전 일평균 1.2시간에서 휴직 후 2.9시간으로 조사됐다. OECD 평균 남편의 가사분담 시간은 2.3시간이다. 응답자의 89%는 '향후 자녀출산계획에도 남편의육아휴직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익중 롯데마트 사원은 롯데가 제작한 남성육아휴직 지침서 '처음 아빠'에서 “육체적으로는 회사에서 일할 때보다 힘들때도 많았지만, 아이들과 사이가 더욱 돈독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한 한달의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하며, 육아는 돕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는 지난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자동육아휴직을 도입했고, 2017년부터는 여성인재들의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 운영하고 있다.
기원규 롯데지주 인재육성팀 상무는 “롯데의 남성육아휴직은 초기 업무 손실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그룹 최고 경영자의 관심 속에 빠르게 정착하며 다양한 순기능이 조직 안팎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육아휴직과 같이 일과 가정의 양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