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결과에 대해 증권업계의 시각이 엇갈린다. 감리결과가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검찰조사로 인한 불확실성이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3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6.29% 하락한 40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전날 상승분(3.3%)의 2배 가까운 하락이다. 특히 장중에는 7.49%까지 하락하며 40만원대가 일시적으로 붕괴되기도 했다.
전날인 12일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명백한 회계 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했고 그 위반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회사와 공인회계사의 회계처리기준 등 위반내용을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다만 회계처리 부당 변경 논란과 관련해서는 금감원의 판단이 유보돼 있어 조치안의 내용이 행정처분의 명확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이같은 결과에 증권업계의 분석은 나뉘고 있다. 먼저 이번 감리결과가 상장폐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슈의 유일한 리스크는 상장폐지였다”면서 “과징금이 얼마가 나오건 시총 28조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병용 연구원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에는 긍정적”이라며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기타 공익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폐 여부를 결정한하는데, 회계부정 판결이 나오더라도 상장폐지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 대우조선해양, 한국항공우주 등이 분식회계에 연루됐으나 상장폐지가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폐지나 거래정지는 피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 역시 “아직까지 지배력 변경 부분에 대한 판결이 안났기 때문에 장기화는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검찰고발은 이미지 훼손이 될 수 있는 부분이고, 주석 관련 부분은 고의적이라는 판결이 난 것이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단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제약·바이오주 전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하반기는 제약·바이오주의 성수기이며 최근 연구개발(R&D)의 가시화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이 예상되나 3개월 동안 지속된 논란의 학습으로 개별이슈로 인식할 것”이라며 “전체 업종에 대한 확대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달미 연구원은 “한미약품, 녹십자 등에서 미국 2상, 3상 완료 및 통과가 예상되는 품목들이 있다”면서 “이러한 것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온다면 하반기 업종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연구원은 “하반기 전통적으로 성수기이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새로 기업공개(IPO)하는 업체들도 하반기에 몰려있어 긍정적인 분위기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감리 결과에 대해 증권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사진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증선위 정례회의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