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이 그리는 미래차는 '종합병원'

헬스케어 신사업 인재 채용…'커넥티드 카' 시장 선도

입력 : 2018-07-17 오후 3:23:14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커넥티드 카' 시장 선도 아이템으로 '헬스케어'를 꺼내들었다. 정의선 부회장이 그리는 미래차의 모습은 자율주행을 넘어 '움직이는 종합병원'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헬스케어 신사업'을 담당할 경력직을 채용 중이다. 채용시 헬스케어 시장 조사, 주요 사업자 및 가치 사슬(Value Chain) 분석, 현대차 진입 가능 시장 도출, 사업모델 구체화 및 세부 실행계획 수립, 사업 론칭 등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동시에 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반 신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할 경력직도 뽑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차별화된 '커넥티드 카' 상용화 준비에 착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회사 측은 "경력직 채용을 통해 이제껏 없던 사업 분야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커넥티드 카' 분야에서의 차별화를 고민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 '커넥티드 카'를 시장에 선보인다는 목표인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자율주행 기능만으로는 승부가 어렵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미래형 자동차를 선보여야 하며 기존 자동차의 프레임을 넘어 생활을 담은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1월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사람들이 보다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받으며 운전의 즐거움과 사고 없는 안전한 교통환경을 누리도록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CES 2018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사진 오른쪽)이 크리스 엄슨 오로라 CEO와 함께 넥쏘(NEXO)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최근 사보를 통해 "미래 자율주행차에서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가 헬스케어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차 안에서 건강검진 받는 시대가 열리고 이를 통해 노약자들도 부담 없고 안전한 나들이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커넥티드 카의 헬스케어 기술은 지난 2011년 포드가 심박센서를 내장한 자동차 시트 개발 계획을 밝혔다가 철회한 이후 아직까지 상용화 한 곳이 없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 CES에서 스마트 워치로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기록하는 선행 기술을 선보이며 헬스케어 기술 개발 사실을 알렸고 지난 2월 '넥쏘' 자율주행차 시연 당시 개인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기능을 탑재해 상용화 신호탄을 쐈다.
 
넥쏘에 적용한 헬스케어 기술은 측정기를 통해 탑승자의 스트레스, 심박수, 기분 등의 건강 정보를 측정하고 기분 전환을 위한 힐링 영상 및 호흡 테라피를 제공한다. 탑승자는 현대아산병원 건강 컨설턴트와 실시간 영상통화를 통한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가 탑승자의 건강을 미리 체크해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위급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구조 요청 및 인근 병원으로의 후송 등 빠른 조치를 취하는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응급상황 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상황 관리 및 기초적인 구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자동차의 헬스케어 플랫폼이 중요하다"며 "최근 커넥티비티 기술이 진화하면서 웨어러블 기기 등과의 동기화를 통해 데이터의 단절성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 부회장의 미래차 구상은 직속 조직인 전략기술본부가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래 핵심 사업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전략기술본부를 신설했다. 헬스케어 신사업 역시 이곳에서 주도한다. 현대차는 전략기술본부 출범 후 신사업 발굴을 위해 외부 인재 영입 및 글로벌 협력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강조해 온 '개방형 혁신' 방침에 따라 기술 순혈주의를 버림으로서 신기술 개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려는 전략이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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