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남성 경구용 탈모치료제 양대산맥 가운데 하나인 GSK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가 국내에서 또 한번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복제약 공세 속 매출이 10% 감소한 상황에서, 제형을 변경한 복제약들이 최근 줄줄이 허가를 받고 있는 탓이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JW중외제약이 정제형(알약) 두타스테리드 성분 탈모치료제 '제이다트정'의 품목 허가를 받은 뒤 보름새 총 14종의 정제형 제제가 잇따라 허가를 받았다.
그동안 두타스테리드 제제는 오리지널인 아보다트를 비롯해 국내에 존재하는 40여종의 복제약이 모두 연질캡슐 형태였다. 하지만 지난 3월 JW중외제약이 제이다트 개발 성공을 알리며 시장 변화를 예고했다. 연질캡슐의 경우 복약 시 입안이나 식도 등에 달라붙을 가능성이 있고, 캡슐이 찢어질 경우 내용물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정제형은 연질캡슐형에 비해 복약 편의성과 안전성 모두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이다트가 품목 허가를 획득한 직후인 7월 첫째주에만 6종의 정제형 복제약이 쏟아져 나왔다. 4일 대한뉴팜의 엔피다트정을 시작으로 ▲다산제약 두타케어정 ▲광동제약 두아모정 ▲하나제약 두로케어정 ▲동아에스티 두타반플러스정 ▲JW신약 네오다트정 등이 허가됐다. 둘째 주에는 추가 허가 품목이 8종으로 늘어나면서 2주 동안 14개 품목이 연이어 허가 획득에 성공했다.
제이다트로 시작된 복제약 홍수에 아보다트는 재차 매출 감소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아보다트의 국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25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또 다른 탈모치료제의 대표주자 MSD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가 12% 증가한 39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 상반된 수치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 중인 프로페시아의 복제약(약 100종) 수가 아보다트 복제약(약 40종)에 비해 두배 이상 많은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프로페시아 복제약 수가 월등히 많지만 지난 2000년 일찌감치 국내 시장에 진출,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만큼 비교적 타격이 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타스테리드와 함께 탈모치료제 시장을 대표하는 대표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국내 시장 규모가 연간 1000억원이 넘지만 이미 100종 이상의 복제약이 출시된 만큼,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400억원)는 작지만 복제약이 적고 제형 변경으로 틈새 공략이 가능한 두타스테리드 성분 시장을 공략하기가 보다 용이해 당분간 복제약 출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GSK 측은 복제약보다는 약가 인하로 인한 매출 타격이 더 컸던 만큼 향후에도 판매량 자체에 대한 문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GSK관계자는 "지난해 아보다트의 국내 매출액이 12% 가량 줄었지만, 약가가 23% 인하된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줄은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낮아진 가격에 의료진과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져 판매량은 오히려 늘은 만큼 제형 변경 복제약 출시 이후에도 판매 감소를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