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FCA코리아가 지난 17일 출시한 '지프 올 뉴 컴패스'는 2006년 처음 선보인 도심형 SUV '컴패스'를 계승하는 모델이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 즐기고 싶은 소비자를 겨냥했다. 하지만 도심 출퇴근 용도의 차량을 찾는 소비자들보다는 산으로 들로 여행 다니면서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소비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올 뉴 컴패스를 몰아본 첫 느낌은 묵직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배기량 2400cc짜리 소형 가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데 왜 이렇게 차가 안 나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달을 제법 세게 밟아줘야 속도가 붙었다. 고속 주행에서도 순간 속도를 내면서 치고 나가는 느낌은 떨어졌다
'올 뉴 컴패스' 시승 모습. 사진/FCA코리아
회사 측은 이 차량의 장점 중 하나로 9단 자동 변속기를 꼽았다. 하지만 가속도를 내려면 수동 모드 사용을 권장한다. 기어 손잡이를 왼쪽으로 당긴 후 위·아래로 조작하면 수동 변속이 가능하다. 고속 구간에서 수동 4단으로 고정하고 나서야 앞 차를 추월할 수 있었다.
올 뉴 컴패스에 장착된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 토크 23.4kg·m의 성능이다. 제원상 최대 토크는 3900rpm에서 가능하다. 정차시 기어를 중립으로 놓고 가속 페달을 밟으니 4000rpm 근처에서 더 이상 아날로그식 계기판의 바늘이 올라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또 올 뉴 컴패스에는 최근 차량에 기본 사양으로 탑재하는 추세인 차선 유지 기능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빈약하다.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이 있기 하지만, 고급형인 리미티드 트림에만 제공하는 옵션이고 운전자를 능동적으로 돕는 기능도 아니다. 때문에 주행 중 스티어링 휠에서 한시도 손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직접 운전하는 '손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이 차량의 진가는 도로 사정이 나빠지자 나타났다. 시승은 온로드와 오프로드 구간을 섞어 파주시 인근 왕복 80km 구간을 진행했는데, 온로드 상에 존재하는 패임(포트홀)이나 요철 등은 시속 50km 정도로 달려도 흔들림 없이 통과했다.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모래밭, 철제 구조물, 통나무 구조물, 계단, 흙·자갈 언덕, 진흙탕 등을 통과했다. 수동 1단 기어로 놓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모드를 설정하니 별다른 운전 기술 없이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다. 통나무 위를 통과할 때 뒷바퀴 한쪽이 공중으로 들리면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차가 왼쪽으로 45도 정도 기울었지만 주행은 물론, 동승한 다른 기자가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는 데도 문제가 없었다.
이런 주행이 가능한 건 올 뉴 컴패스의 4륜 구동 성능 덕분이다. 이 차량에는 최대 토크를 각각의 바퀴에 완전히 전달하는 4륜구동 기술인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Jeep Active Drive) 4x4 시스템'을 적용했다. 도로 사정에 맞춰 4륜과 2륜을 자동 조정하는 오토(Auto)모드를 비롯해 눈길(Snow), 모래(Sand), 진흙(Mud) 등 네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기어 손잡이 앞쪽에 위치한 다이얼을 돌려 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시승하는 동안 차량 내부에서는 음악이 계속 흘러나왔다. 소스는 행사 주최측이 미리 갖다 놓은 애플 아이폰이었다. 올 뉴 컴패스는 차량과 아이폰을 연결하는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리미티드 트림의 경우 8.4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시원시원한 화면으로 내비게이션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편의사양으로 앞 좌석 종아리가 닿는 근처 공간에 노트북이나 태블릿 기기를 넣을 수 있는 메쉬 사이드 포켓을 탑재했다.
파블로 로쏘 FCA코리아 사장은 출시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경쟁상대로 '폭스바겐 올 뉴 티구안', '토요타 올 뉴 RAV4',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을 언급하면서 "지프는 최강의 4룬구동 기술이 경쟁사 대비 강점"이라며 "올 뉴 컴패스가 모든 소형 SUV와 훌륭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뉴 컴패스 가격은 트림에 따라 론지튜드 3990만원, 리미티드 4340만원이다.
파주=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