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정부가 유엔 안보리에 남북대화와 협력 등에 대한 부분적인 제재 면제를 요청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공동으로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상 브리핑을 하고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협력을 위해 요구되는 부분에서는 제한적인 제재 면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비핵화를 도출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더해 대화 노력 필요성을 중요하게 나타낸 의지로 해석된다. 강 장관은 브리핑에 앞서 회담을 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도 이런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지난 16일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하고 연결을 완료했는데, 이 과정에서 정부는 통신선 복구에 필요한 광케이블 등을 북한에 지원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문의하고 예외를 인정받는 절차를 밟은 바 있다. 개보수 작업이 진행 중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공사가 완료돼 우리 측 인원이 상주하는 데 필요한 물품들이 적지 않지만, 제공 시 대북 제재와 충돌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상주인력을 위한 생활용수 등도 필요하고, 이를 위해 정수시설 보수 등이 진행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남북이 내달 20일부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은 금강산 면회소 재가동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행사를 위해 이산가족들의 생활에 필요한 지원이 이뤄져야 하지만 유엔 제재로 여의지 않은 상황이다. 남북 양측이 최근 열린 철도연결 회담 등에서 공동조사 외에 진전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은 이런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를 보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명시하면서도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비핵화를 앞당기기 위한 대화 등에 대한 지지도 담았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의 27항은 “한반도 및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황의 평화적, 외교적, 정치적 해결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대화를 통한 평화적이고 포괄적인 해결을 증진하기 위한 안보리 이사국들과 여타 국가들의 노력을 환영하며, 한반도 및 지역 긴장완화를 위한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20일(현지시간) 유엔 한국대표부에서 만나 인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