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금협상 극적 합의…투표만 남았다

8년만 휴가 시즌 전 도출, 기본급 4만5000원 인상 등

입력 : 2018-07-22 오전 11:48:12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막판 극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노조 총회(찬반 투표)에서 합의안이 통과되고 양 측이 조인식을 열면 올해 협상은 타결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열린 제21차 교섭에서 기본급 4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250%·격려금 280만원·재래시장 2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조는 오는 26일 조합원 찬반 투표(총회)를 실시한다.
 
현대차 노사 교섭 모습. 사진/뉴시스
 
노사가 여름 휴가 전 잠정합의에 성공한 것은 2010년 이후 8년만이다. 지난 19일 열린 20차 교섭에서까지 타결이 불투명했지만 사측의 마지막 일괄 제시안을 두고 양 측이 한발씩 양보하면서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지난 교섭에서 노조는 올해 기본급 대비 11만6276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한 반면, 회사 측은 기본급 3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인상, 성과급 200%+100만원 안을 고수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결국 노조는 지난 12일 1조 근무자가 2시간, 2조 근무자가 4시간 부분 파업을 실시했다. 2012년부터 7년 연속 파업이었다. 시장에서는 갈등 장기화로 지난해 협상을 해넘겨 올해 1월에야 타결한 상황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켜졌다.
  
여론을 의식한 노사 양 측은 파업과 별개로 여름 휴가 시즌에 돌입하는 오는 28일 전까지 교섭 타결을 위해 대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을 세워 막판 집중 교섭에 나섰고 극적 합의에 성공했다. 지난 5월 3일 상견례 이후 두 달여만이다. 회사 측은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움직임 등 급속도로 악화되는 수출 환경에 대한 심각성에 관행적인 교섭 장기화를 자제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사는 또 올해 쟁점 사항이던 완전한 주간 연속 2교대(8+8) 시행 방식에도 합의했다. 현재 1조 노동자가 오전 6시 45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2조 노동자가 오후 3시 30분부터 밤 12시 30분까지 근무하는데 내년 1월7일부터는 2조 심야근로를 20분 단축해 밤 12시 10분까지 근무를 마무리한다. 임금은 보전한다. 단,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 물량 만회 방안으로 시간당 생산대수를 라인별로 0.5대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라인별·차종별 물량 불균형 해소방안과 비가동 요인 최소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생산현장에서 노사간 소모적 마찰을 줄이는데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노사는 이밖에 미래 임금경쟁력 강화와 통상임금 문제 해소 등 개선방향에 대해 내년 1분기까지 논의를 지속키로 했다. 회사 측은 "협상 장기화로 인한 노사간 대립 등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위기 극복에 중점을 둔 합의안을 마련했다"며 "하반기 생산성 향상을 통한 차량의 적기 공급과 고품질 확보를 통해 고객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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