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제주도 예맨 난민 문제가 사회이슈로 떠오르면서 국회가 난민 심사와 이동제한 조치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한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19일 대표발의한 난민법 개정안은 난민 인정을 엄격히 하고 편법으로 활용되는 인도적 체류허가를 없애도록 규정했다. 김 의원은 “난민소송을 제기하면 판결 확정시까지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규정도 삭제했다”며 “난민들이 일단 국내에 들어와 버티는 꼼수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난민 신청자에게 지원하는 특혜 등 종전에 문제가 있었던 항목을 삭제하고 흠결이 있던 조항을 개정해 난민 신청 및 인정에 따른 국가 안전보장 및 질서유지 확보, 국가의 재정 낭비를 막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유민봉 의원은 난민 신청자가 난민인정 여부에 관한 결정이 확정되기 전 일정 구역을 이탈할 경우 징역형까지 처하도록 했다. 유 의원은 “난민 신청자들이 자유롭게 이동하게 되면 관리가 어려워 향후 불법체류의 가능성과 범죄의 위험성이 높아지게 되고, 난민 신청자 입장에서는 심사 진행 상황을 제때 통보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석호 의원은 난민 신청자가 면접 등을 위한 출석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3회 이상 출석하지 않은 경우 등에는 난민인정 신청 또는 이의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간주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조경태 의원은 난민법 폐지법안을 내기도 했다. 조 의원은 “난민법을 폐지함으로써 난민인정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권칠승 의원이 난민의 자격요건을 강화한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은 안전 또는 사회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거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거짓 서류 등을 제출할 경우,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난민 인정이 취소된 뒤 중대한 사정 변경이 없는 경우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했다. 권 의원은 “박해받는 난민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당연한 의무지만, 정황을 꼼꼼히 따져 ‘진짜 난민’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난민제도를 악용하는 일을 근절하도록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도록 개정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증 없이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에는 난민인정 신청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발의됐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의 개정안은 난민 신청자와 관련, 난민인정 여부에 관한 결정이 확정될 때까지 법무부 장관이 설치·운영하는 난민 주거시설에서 거주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관광 활성화라는 무사증 제도의 본래 목적과 맞지 않으므로 이러한 난민 신청자에 대해서는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종교적 이유로 난민 신청을 하는 이란 국적의 한 중학생이 19일 난민 지위 신청서를 재접수하기 위해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 별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