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 이모(23·1인 가구)씨는 부모님이 모두 사망한 후 무허가 주택에 홀로 거주해오면서 생계가 어려워졌다. 질병까지 찾아온 상황에서 대인기피로 인해 그 어디에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있던 이씨는 마을 이장에게 발견됐고, 이후 읍면동 ‘찾아가는 복지팀’의 방문상담을 받게 됐다. 상담 등을 통해 긴급생계비와 생필품 지원, 우울증 상담 등을 지원받게 된 이씨는 대인기피를 벗어나 마을 사람들과 소통을 시작하게 됐고 최근 자활에 성공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유관기관간 공조체계. 자료/보건복지부
정부가 위기 가구를 발굴하기 위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지역주민, 아파트 관리자, 수도·가스 검침원 등으로 구성된 ‘명예 사회복지공무원(가칭)'을 확대해 꾸리기로 했다. 전국 읍·면·동으로 확산해 2022년까지 35만명의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23일 경제·사회적 요인으로 발생하고 있는 복지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복지 위기가구 발굴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4∼5월에 발생한 ‘증평 모녀 사망사건’ 등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현장 전문가 의견까지 수렴해 보완했다. 지난 2014년 '송파 세모녀 사건'이후 마련된 ‘복지 사각지대 대책’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보면 된다.
최근 저출산·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등 인구·가족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과거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반영됐다. 실제 그동안 지역별로 복지 발굴 편차가 크고 담당 인력도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 주민과 함께 시행하던 현장 밀착형 위기 가구 모범 사례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읍·면·동당 평균 100명을 목표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 9만2000명, 복지통(이)장 9만4000명, 좋은 이웃들 3만5000명, 아파트 관리자 2만8000명, 수도·가스 검침원 3000명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들은 1인 가구(중·장년, 노인 등)와 한부모 가구 등에 대한 주기적 안부 확인과 초기 위험 감지, 복지 욕구 조사 등 위기가구를 찾아내고 신고·지원하는 활동을 전개하게 된다. 동절기 집중 발굴 기간 등 기존 조사제도와 연계해 매년 1회 이상 집중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올해 말까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 모든 읍·면·동(3500여개)에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를 설치하고, 2022년까지 지자체 사회복지직 1만2000명과 방문 간호직 350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아울러 기존의 복지서비스에 보건서비스를 연계해 지자체 통합사례회의에 보건소 담당자의 참석을 의무화하기로 했고, 방문 간호서비스 등 건강(정신건강 포함) 분야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지자체 ‘통합 사례회의’에 보건소 담당자 참석을 의무화하는 등 보건과 복지의 연계 협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번 발표를 계기로 ‘복지 위기가구 발굴체계’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꼼꼼하게 챙길 것"이라며 “국민이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처할 때에도 지역 주민과 복지공무원의 노력으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