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상반기 바이오시밀러 최대 시장 유럽에서 전년 동기 대비 1.5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해 유럽 판매 바이오시밀러가 지난해의 2배로 늘어나는 만큼 중장기 경쟁력 제고에 대한 발판을 다져나가는 분위기다.
25일 바이오젠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상반기 유럽시장에서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와 '플릭사비(성분명: 인플릭시맙)'를 통해 2억5430만달러(약 2868억원)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두 제품의 매출 합계 3억7980만달러(약 4285억원)의 70% 가량을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바이오젠은 베네팔리와 플릭사비의 유럽 유통을 담당하는 파트너사다.
제품별로는 베네팔리가 2억3650만달러(약 2667억원)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53.6% 매출이 늘었다. 암젠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로서 가운데 유럽 내 가장 먼저 출시된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베네팔리는 유럽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3분의 1 가량을 점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플릭사비는 612% 증가한 1780만달러(약 2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에선 베네팔리에 크게 못 미치지만 셀트리온 '램시마'가 장악 중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의 성장폭에 의의를 두는 분위기다. 얀센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레미케이드 관련 시장은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지난 2013년 일찌감치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며 지난해 4분기 52%의 점유율을 기록,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발휘 중이다. 시장을 선점한 베네팔리와 달리 지난해 후발 주자로 합류한 플릭사비가 좀 처럼을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베네팔리와 플릭사비의 성장세 속 올해만 2종의 추가 바이오시밀러를 유럽에 투입한다. 이를 위해 지난 글로벌 제약사 MSD를 파트너사로 선정, 3월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5개국에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트주맙)'를 출시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영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 28개국과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 총 31개국 판매 허가를 받아 둔 만큼 출시국가는 점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허셉틴의 연간 유럽 시장 규모는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오는 10월에는 애브비의 류머티스관절염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가 유럽 출시에 나선다. 지난 4월 애브비와 로열티 지급 조건에 대한 합의를 매듭지으며 암젠에 이어 두번째로 유럽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수 있는 지위를 획득했다. 앞서 출시된 3개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지난해 기준 약 17조원)으로 꼽히는 휴미라 출시마저 확정한 만큼 4개 라인업의 판매가 본격화되는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전년도 적자폭이 작지 않은 만큼 올해 눈에 띄는 매출 성장에도 연간 흑자전환까지는 힘들겠지만 바이오시밀러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 출시 라인업을 전년 대비 2배로 확대한 점은 내년도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바이오시밀러 최대 시장 유럽에서 전년 대비 1.5배가 넘는 매출을 올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연내 출시 라인업을 전년비 2배로 늘리고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