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 3사의 양자암호통신 경쟁이 뜨겁다. 양자암호통신은 분자보다 더 작은 단위인 양자를 활용한 암호화 기술이다. 양자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을 이용했으며, 제3자가 중간에서 통신 정보 탈취를 시도해도 송·수신자가 이를 알 수 있어 해킹이 불가능하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시장은 오는 2025년 26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화회의에서 양사를 포함한 국내 7개 기업 및 기관이 공동 제안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이 국제표준안으로 승인됐다고 29일 밝혔다. 7개 기업·기관들은 지난 16일부터 27일까지 제네바에서 개최된 ITU-T의 제13연구그룹 정기회의에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표준화 작업을 진행했다. 표준 개발 총괄 에디터로 김형수 KT 박사가 임명됐다.
이번에 국제표준으로 승인된 기술은 ▲양자암호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구조 및 기능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전송장비간 인터페이스 ▲서비스 절차 기술이다. KT가 지난 2월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구축한 일대다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의 구조도 표준에 포함됐다. 이번 국제표준 기술은 상용통신망에서 양자암호통신을 구축하는 방법과 해킹시도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가령, 주요 국가 통신망에 대해 해커가 도청을 시도할 경우 양자통신망이 이를 인지하는 동시에 중요 서비스를 중단하고 새로운 안전경로로 연결해 즉시 통신이 재개될 수 있다.
KT는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KIST·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한 연구기관, 텔레필드·EYL·우리로 등 제조사들과 협력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스페인 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와 양자암호통신과 데이터센터·사업자간 망연동 등의 시험을 진행했다.
김형수 KT 박사(왼쪽)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TU 국제표준화 회의에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KT·LG유플러스
SK텔레콤도 양자암호통신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섰다. SK텔레콤은 지난 26일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도이치텔레콤 네트워크 시험망에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적용했다. SK텔레콤이 도이치텔레콤 시험망에 구축한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은 ▲양자키 분배기(QKD) ▲양자난수생성기(QRNG) ▲운용 시스템 등으로 구성됐다.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은 2019년까지 도이치텔레콤의 장거리 통신 및 상용 네트워크에도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세종-대전 간 LTE 백홀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했다. 올해 2월에는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인 스위스 IDQ를 인수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