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이 지난 27일 서울 관악구 KT구로지사 건물 위로 떴다. KT구로지사 옥상에 설치된 352개 태양광 패널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서다. 육안으로 패널 고장이나 결함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드론이 실시간으로 보내오는 열화상 이미지는 태양광 패널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보여줬다. 고장난 패널 부분은 파란색으로, 또 패널이 과열됐으면 빨간색으로 보여지는 식이다.
KT는 이날 중소형 태양광 발전소의 전력 생산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서 발전소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태양광 운영관리(O&M) 시스템 ‘기가 에너지 젠(Gen)’ 서비스를 시연했다. KT 관계자는 “국내에 약 3만개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구축돼 있지만 대부분이 중소형 사업자여서 운영이나 유지보수를 위한 인력, 시스템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장비 고장이나 이물질 등으로 발전량에 갑작스런 이상이 발생해도 즉시 대처하기 어렵고, 최적의 발전 효율을 유지하지 못해 수익성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KT는 태양광 시스템의 설계부터 구축, 운영 및 관제 서비스까지 태양광 전체 사업영역을 포괄하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전국에 걸쳐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신속해 대응할 수 있다. 이날 시연회에서 선보인 드론이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효율적인 관리도 가능하다.
문성욱 KT SE신재생사업담당 상무는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에너지 통합관리 플랫폼인 ‘KT-멕(MEG)’ 센터 전문인력들이 태양광 발전시설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운영상태를 유지해준다”고 설명했다. 장비 고장이나 이상상황이 발생하면 고객에게 즉시 알려주고 필요 시에는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6개 본부에 위치한 현장인력들이 출동해 조치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은 초기 투자 이후 20년 이상 장기 운영이 필요한 사업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운영과 유지 보수가 필수적이다. 신재생 에너지 등 태양광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아직 발전 효율을 높이는데 필요한 유지관리 서비스는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문 상무는 “KT가 ICT 역량과 전국적인 조직망 등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태양광 O&M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KT가 태양광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발표했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태양광 발전 비중이 가장 높다. 전체 신재생 에너지 중 약 63%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대비 2022년까지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은 2.4배, 발전소는 2.6배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KT는 단순한 O&M 사업자에 머물지 않고, 전력 중개 거래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 5월 1메가와트(MW) 이하 소규모 전력 중개를 허용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력 중개 시장이 점차 규모를 확대할 전망이다. 문 상무는 “전력 생산부터 관리, 전력 중개 거래 등으로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최종적으로 분산된 전력 자원을 전력 시장에 따라 통합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VP)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KT 직원이 드론에 부착된 열화상 카메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KT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