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대표적 수익 지표인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지속 감소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RPU는 2G·3G·LTE의 음성·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이용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을 가입자 수로 나눈 값이다.
SK텔레콤의 올해 2분기 ARPU는 3만2290원으로 지난해 2분기(3만4934원)에 비해 2644원(7.6%) 감소했다. SK텔레콤은 이통 3사 중 가입자 수가 가장 많아 ARPU 하락의 타격도 경쟁사에 비해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5월 SK텔레콤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2741만4132명이다. 이통 3사와 알뜰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폰 가입자 수(6506만8680명)의 약 42%가 SK텔레콤 가입자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ARPU는 3만2721원이다. 지난해 2분기(3만5743원)와 비교하면 3022원(8.5%) 줄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에 비해 LTE 보급률이 높은 점도 고민이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LTE 보급률은 93.5%다. SK텔레콤의 2분기 LTE 비중은 78.1%, KT의 1분기 LTE 비중은 77.9%다. 2G와 3G에 비해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LTE 가입자의 ARPU가 높다. LTE 보급률이 높으면 그만큼 ARPU를 높일 가입자의 여력이 부족한 셈이다. LG유플러스는 3G 망이 없어 2G와 LTE 가입자만 있다. KT도 ARPU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KT의 올해 1분기 ARPU는 3만2993원으로 지난해 1분기(3만4537원)에 비해 1544원(4.5%) 감소했다. KT는 오는 8월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ARPU도 공개한다.
이 같은 이통사들의 ARPU 감소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시절 가계통신비 인하를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기본료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이통사들이 반발하자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결국 지난해 9월15일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은 기존 20%에서 25%로 상향됐다. 정부의 보편요금제 법제화 추진으로 이통사들이 이에 해당하는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고 고가 요금제도 데이터 제공량을 늘렸다. 7월13일부터 기초연금수급자(65세 이상 중 소득·재산 하위 70%)의 통신 요금도 월 최대 1만1000원 감면됐다.
이통사들의 ARPU 감소 추세는 한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29일 "데이터 혜택이 늘어나면서 더 저렴해진 새 요금제로 전환하는 가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ARPU 감소가 지속될 텐데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서비스에서 아직 이를 상쇄할 정도의 매출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