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가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하는 재난안전법 개정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폭염이 재난으로 인정받게 되면 폭염 피해에 대한 재정 지원이 가능해진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자유한국당 강효상·바른미래당 김동철 등 여야 3당 의원들은 30일 국회에서 ‘폭염 진단 및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폭염 포럼’을 공동으로 열어 이런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송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부에서 폭염을 더 이상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닌 국가재난으로 인식해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며 “폭염을 재난의 범주에서 생각하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도 “폭염이 재난범위에 포함돼 있지 않아 법적 지원 근거가 미약하다”고 지적했고, 바른미래당은 재난범위에 폭염과 혹한이 포함되도록 하는 법 개정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폭염도 재난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폭염 관련법 개정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관련법 개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회에는 폭염을 자연재난 항목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재난안전법 개정안이 4건 상정돼 있다. 현행법으로 자연재난은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낙뢰, 가뭄, 지진, 황사, 조류 대발생, 조수, 화산 활동’ 등으로 한정해 폭염과 혹한은 제외돼 있다.
폭염이 재난으로 인정되면 재난관리기금으로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 등 인명피해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 폭염 피해 예방 시설물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긴다.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재난관리기금을 폭염 예방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 대책도 보다 체계화 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올해는 지역 맞춤형 폭염 영향 정보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 5월부터 정식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등 참석자들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폭염 진단 및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폭염 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