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공시 누락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금융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발한 사건을 특수2부(부장 송경호)에서 수사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체결하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는 등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바이오젠은 콜옵션을 체결한 2012년부터 이를 공시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 감사보고서에서 주주 간 약정의 존재만을 간략하게 언급한 것 외에는 공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내용에 관한 금융감독원의 지적에 대해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12일 "명백한 회계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했고, 그 위반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과 함께 회계처리기준 등 위반 내용에 대한 검찰 고발을 의결했다.
다만,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하면서 투자주식을 임의로 공정가치로 인식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감리한 후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대해 "관련 회계기준의 해석과 적용,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으나, 핵심적인 혐의에 대한 금감원의 판단이 유보돼 있어 조치안의 내용이 행정 처분의 명확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지난달 19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등을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한 증선위가 콜옵션 공시 누락을 고의적 분식회계로 보고 검찰 고발을 의결했지만, 지배력 판단 부당 변경은 추가 감리 형태를 빌어 사실상 기각 판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일모직-
삼성물산(000830) 합병 전인 2014년에 주석을 통해 콜옵션을 간략하게 공시한 점으로 미뤄 볼 때 2014년에도 콜옵션 공시 누락을 인지했는데도 이를 회계처리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합병 후 비로소 부채로 반영한 점, 콜옵션 공시 누락으로 적정 합병비율이 심하게 왜곡됐다는 점 등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7월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분식회계 혐의 관련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정,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등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