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법원이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연이어 기각해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오해라고 해명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2일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기 위해서는 첫째, 청구서에 의해 피의사실이 특정되고 그 자체로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둘째,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어야 하며, 셋째, 대상자, 장소와 물건 등 강제처분의 범위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 있어야 하고, 그 판단기준으로 임의수사 우선의 원칙(보충성의 원칙), 최소 침해의 원칙, 법익 균형의 원칙 등이 적용돼야 하는데 기각됐다는 것은 하나 이상 요건에 흠결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장심사에 있어서 위 요건에 대한 심사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사항도 있을 수 없고, 법원 구성원에 대한 영장이라고 해 예외적으로 취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요건이 갖춰진 경우에는 영장이 발부돼 왔고, 앞으로도 당연히 그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기각된 법원 구성원에 대한 영장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된 것이며, 이를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 식구 감싸기' 행태라고 비판하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추후 영장청구서와 소명자료의 내용이 가감 없이 공개되면 최근 영장심사가 적정했는지가 객관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영장심사는 수사에 대한 협조 여부와 연계시킬 수 없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수사에 협조할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최근 기각결정을 비판하는 것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발부요건이 갖춰지는 한 법원에 대한 영장이라 하더라도 예외 없이 발부될 것이며, 최근 영장기각과 상관없이 수사에 대한 협조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계속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관계자는 법원의 계속된 무더기 영장 기각에 대해 "과연 압수수색도 못 할 정도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래서는 진실을 철저히 규명할 수 없다"며 "자료 관련해 폭로까지 있는 등 이미 다 나오지 않았나. 모든 재판 자료를 다 달라는 게 아니다. 어떤 문건을 작성했는지, 대법관이 수정 지침을 준 게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관과 대법관 자료를 반드시 분석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어떻게 영향이 있었는지 확인하겠나"며 강한 어조로 불만을 토로했다.
검찰은 2일에도 "사법농단 사건 중 '일제기업 상대, 강제징용피해자들의 민사소송 불법 개입', '일본 상대, 위안부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불법 개입' 등 혐의 확인을 위해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실, 징용 및 위안부 소송 관련 문건 작성 관여 전현직 판사들 여러명, 외교부 관련부서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서울중앙지법 영장판사가 이를 모두 기각하고, 외교부에 대해서만 발부했다"고 밝히며 법원과 파열음을 냈다.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