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하반기 대기업들의 면세점 경쟁을 앞두고 중소·중견 면세점들이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면세점 시장이 사드충격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소위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사업이라 불리는 면세점 업계에서 중소·중견 면세점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고객도 전년 대비 50.2% 늘었다. 사드보복 이후 면세점이 다이궁(보따리상) 중심으로 매출을 견인하며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회복세에 발맞춰 대기업 면세 사업자들은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일 롯데가 빠진 인천공항 면세점 자리를 채워넣었고 지난 18일 센트럴시티에 강남점을 오픈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지난 6월 각각 베트남, 홍콩에 면세점을 열었다.
그러나 임대료 문제를 겪은 뒤 중소중견 면세점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최근 면세점의 수익을 이끈다는 보따리상조차도 중소·중견 면세점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근 입찰이 있었던 김포국제공항면세점도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고 위치가 나쁘지 않아 중소·중견 면세점도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공항공사 입찰 심사에서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선정됐다. 한 중소면세점 관계자는 "전 사업자 대상의 자리인만큼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 사업자가 가져갈 것이라 예상돼 아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중소·중견 면세점은 각자 생존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면세점 층을 6개층에서 3개층으로 줄인 SM면세점은 개별여행객, 연계사업을 중심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SM면세점 관계자는 "지하 1층에 위치한 런닝맨 체험관 등을 랜드마크화 하거나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외국인 여행객과 1박2일 여행을 다녀오는 연계 사업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엔타스 면세점은 인천 구월동에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로 둥지를 옮길 예정이다. 엔타스 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이후 외국인 고객이 크게 회복이 되지 않아 국내 고객 위주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이전 후 고객군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사업장을 넓힐수있는 기회도 찾아온다. 삼익면세점이 임대료 부담으로 빠진자리가 임대료가 인하된 채로 입찰이 개시됐다. 중소·중견 면세점 자리로 배정된 구역인만큼 중소·중견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면세 공룡들의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중견 면세점들이 국내 고객, 연계 사업 등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