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전국이 펄펄 끓고 있다. 폭염은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치지만 어린이와 65세 이상의 고령자 및 만성질환자나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심뇌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위험하다. 어린이와 노인은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만성질환이나 심뇌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증상의 악화 또는 합병증 발병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건장한 이들도 조금만 오래 서 있으면 숨이 막혀오는 최근 같은 더위 속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무더위에 노출돼 가장 쉽게 걸릴 수 있는 것이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유사한 발병 원인과 이름 탓에 같은 질환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있지만 분명히 차이는 존재한다. 질환에 관계없이 더위로 인한 흉통, 두통, 의식저하, 마비, 감각이상 등의 증상이 악화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일사병과 열사병의 차이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일사병은 장시간 고온에 노출돼 열이 체외로 잘 배출되지 못해 체온이 37도에서 40도 사이로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일사병이 발생하면 심박동이 빨라지므로 어지럼증과 두통이 발생하며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심할 경우 구토나 복통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일시적으로 실신하기도 한다.
열사병은 심부체온이 40도보다 높이 상승해 일사병과 달리 발작, 경련, 의식 소실 등 중추신경계 기능 이상을 보이는 것을 일컫는다. 중추신경계 이상과 더불어 신장이나 간 등의 장기 기능 손상이나 쇼크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에는 생명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열사병과 일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고온에서 장시간 활동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기온이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하거나 운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자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주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의식이 뚜렷하고 맥박이 안정적이며 토하지 않는다면 서늘한 곳에서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마시게 하면 대부분 한 시간 이내에 회복이 가능하며 열사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진욱 고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사병·열사병과 같은 고온, 고열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무엇보다도 빨리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늘한 곳으로 이동한 후 젖은 수건이나 차가운 물을 이용해 체온을 떨어뜨리고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해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