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임원들에게 '일하는 방식' 등의 변화를 주문하며 취임 초기부터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7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포스코 및 그룹사의 실장 및 법인장급 이상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발송해 "100년 포스코를 위해 시정하거나 개선 또는 개혁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포스코의 변화와 개혁에 임원들부터 앞장서라고 주문한 것이다.
최 회장은 "건설적인 의견 개진은 그동안의 마음가짐, 리더십, 태도, 일하는 방식, 업무관행 등에 대한 철저한 자기 성찰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우리의 실상을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의 관점에서 철저히 반성해 보라"고 강조했다. 또 "아이디어들은 포스코 그룹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사항, 소속 그룹사에 적용할 사항, 본인 업무 분야에 적용할 사항으로 구분해 임원이 직접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작성하라"고 주문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지난달 27일 취임한 최 회장은 철강 1부문과 2부문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지난 1일자로 단행하는 등 포스코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취임식에서는 "신성장 사업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직급운영, 성과보상 등에서 유연한 인사체계를 마련함으로써 그룹사간 이동을 원활히 하고 우수 인재를 전진 배치하겠다"며 그룹 정기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에서 파격 수준의 변화도 예고했다. 임원들에게 개혁 과제를 요구한 것은 이를 위한 예열 과정이라는 진단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현재 안고 있는 빛과 그림자에 임원들의 책임과 역할이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에 임원들 스스로가 자신과 회사가 감당해야 할 시대적 소명과 책임을 심도 깊게 되짚어 보고 업무혁신과 회사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도출하도록 함으로써 개혁의 속도와 질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임원들부터 자신을 낮추고 본인의 역량과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 실행 가능하고 유용한 전략을 수립·실천하는 데 솔선수범해 달라는 당부이자 다짐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취임 전부터 사내외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건의사항인 '포스코 러브레터'도 받고 있다. 임원들이 제안한 개혁 아이디어는 러브레터를 통해 접수된 의견들과 함께 종합해 최 회장 취임 100일 즈음해 구체적인 미래 개혁 과제로 발표한 뒤 실행한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최 회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실질·실행·실리 등 '3실'의 업무원 원칙도 빠르게 확산해 나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운영해 온 비슷한 성격의 전략 회의체들을 통합해 ‘전략조정 회의’로 간소화했다. 이 회의는 안건 발생시에만 개최하고 참석자도 안건에 관련된 임원들로 한정한다.
아울러 간단한 업무 보고는 이메일로 한다. 사내 업무보고 템플릿인 포위스(POWIS) 사용시에는 꾸밈용 그림보다는 내용 위주의 서술형으로 작성한다. 파워포인트는 의사결정용 회의에 한해 작성하되 분량은 5매 이내로 제한한다. 한편, 그룹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사내 업무시스템인 'EP' 내에서 사람을 찾거나 메일 수신처를 확인할 때 직급레벨 표기도 삭제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