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스마트폰 핵심 기능인 ABCD(Audio·Battery·Camera·Display) 성능을 강화해 내놓은 LG전자 G7씽큐가 초라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황정환 부사장으로 스마트폰 수장이 바뀌고,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 시기를 손봐가며 야심 차게 내놨지만 역대 G시리즈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저조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남미 시장을 비롯해 이달 인도 시장에 제품을 추가로 내놓으며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 둔화와 브랜드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고에 갇혀 성장이 요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시된 G7씽큐가 150만대 미만 출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G5나 G6 판매량 수준을 기대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예년보다 출시 시점이 두달가량 늦었던 점을 감안, 추가 판매 여력이 남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스마트폰 제품 특성상 초기 두달 내지 석달 정도 판매량이 절대적이고,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둔화가 지속되는 점 등이 악재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G7씽큐가 G시리즈 가운데 역대 판매량 최저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4년 G3가 560만대로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G4 440만대, G5 310만대로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G6 역시 당초 목표인 600만대보다 한참 아래인 300만대에 그쳤다. 하반기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전작 판매량을 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출시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전작보다 낮은 출고가와 제품 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전 예약 판매도 전작인 G6를 조금 웃돌았다.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주목도도 높았다. BTS가 출연한 G7씽큐 동영상 광고는 공개된 지 50일 만에 1억5000만뷰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품이 시장에 유통된 이후 기존 제품과 차별화가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V35씽큐 등 프리미엄 모델이 연이어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분산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9 올해 출하량이 3000만대 초반대에 그쳐 갤럭시S3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되는 등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둔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2% 축소되면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이 전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LG전자 자리는 더 좁아졌다.
초반 성적과 달리 기대치보다 판매량이 둔화되면서 일부 생산라인은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생산해 놓은 제품으로 시장 대응이 가능해 가동 중지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G7씽큐는 국내와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아직 전세계 시장에 제품을 풀고 있는 상황에서 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스마트폰은 재고를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수요에 따라 만들기 때문에 주문량에 따라 생산이 이뤄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G7씽큐의 부진은 2분기 출하량 감소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는 2분기 950만대를 출하했다. 전년 동기 대비 29%, 전분기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또 1000만대를 밑돌면서 5년래 출하량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SA는 "플래그십 제품에 차별점이 없다는 점이 LG전자의 약점"이라고 꼬집었다.
MC사업본부 역시 매출하락과 수익성 둔화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2분기 LG전자 MC사업본부는 매출이 2조700억원으로 G시리즈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2년 옵티머스G를 선보인 4분기 매출 2조8100억원 이후 G3를 출시한 2014년 3분기 4조2500억원까지 확대했지만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영업손실은 185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손실액이 500억원 가량 확대됐다.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는 G7씽큐 판매 확대에 매진해 G시리즈 역대 최저라는 오점을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다. 지난달에는 브라질과 멕시코에 G7씽큐를 내놓으며 중남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달에는 인도 시장에 진출한다. 인도 온라인 쇼핑몰 플립카트(Flipkart)를 통해 독점 판매될 예정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