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으로 IM부문 실적 만회를 위한 신호탄을 쐈다. 다음달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공개에 앞서 조기 출시에 나서며 하반기 스마트폰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진화한 S펜과 배터리·저장공간 성능을 대폭 높인 최강의 하드웨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에 없던 편의성과 사용성을 담아내고자 했다. 전작 수준의 가격 책정으로 판매 확대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9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갤럭시노트9을 공개했다. 바클레이스 센터는 미국 프로농구 브루클린 네츠의 홈 경기장으로, 콘서트 등 각종 문화 공간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8 언팩이 열린 뉴욕 파크 애버뉴 아모리보다 수용 인원이 늘어 전세계 언론 매체와 업계 관계자 등 4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노트9은 진화한 S펜으로 승부수를 뒀다. 처음으로 S펜에 블루투스(BLE) 기능을 넣었다. 갤럭시노트9 S펜의 버튼을 누르는 동작만으로 즐겨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거나, 카메라·동영상·갤러리 등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프레젠테이션 중 슬라이드를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 S펜 버튼을 길게 눌러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앱은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으며, 카메라·갤러리·한컴 오피스 쇼 등은 버튼을 한번 혹은 두번 눌러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배터리·메모리·프로세서 등 현존 최고 사양을 지원해 사용자가 최상의 성능으로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포인트를 뒀다. 배터리 용량은 4000mAh다. 전작 대비 21% 용량이 증가했으며, 하루 종일 충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내장 메모리는 기본 128GB 용량으로 출시돼 사용자들이 더 많은 동영상이나 사진·앱을 저장할 수 있다. 특히 512GB 내장 메모리 모델도 출시된다. 현재 최대 용량의 512GB 마이크로 SD카드와 함께 사용할 경우 1TB 메모리 용량을 사용할 수 있다. 고성능 10nm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현존 가장 빠른 다운로드 속도인 최대 1.2Gbps를 지원해 어떤 애플리케이션이든 매끄럽게 다운로드하거나 스트리밍해 즐길 수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갤럭시노트는 2011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업계 혁신의 기준을 제시한 제품"이라며 "모든 일상과 업무를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사용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기능과 성능, 인텔리전스 등 모든 것을 갖춘 최고의 스마트폰"이라고 자신했다.
갤럭시노트9으로 삼성전자 IM부문이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은 기대작으로 평가됐지만 2013년 나온 갤럭시S3 이후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 축소되면서 3분기 연속 감소했다. 또 갤럭시S9은 카메라가 개선됐지만 외형은 전작과 흡사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시장 포화로 스마트폰 판매량 추세가 꺾이고 있는데 제품마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은 것이다. 그 결과 2분기 추정 출하량은 950만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판매량은 애초 목표였던 4000만대에 못 미치는 300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갤럭시S3 이래 가장 적은 규모다.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S8은 3750만대 팔렸고, 2015년 출시된 갤럭시S6는 3990만대 판매됐다. 2016년 나온 갤럭시S7은 초반 판매 실적은 좋지 않았지만,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화로 단종되면서 그 해 4850만대 팔렸다.
갤럭시S9 부진으로 삼성전자 전체 실적까지 주춤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58조4800억원, 영업이익 14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5분기 만에 60조원 밑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4.9% 줄면서 7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 분기보다 줄었다. IM부문 부진의 영향이 컸다. IM부문은 2분기 2조6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조600억원), 전 분기(3조7700억원)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2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스마트폰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IM부문 영업이익 기여도도 해마다 줄고 있다. 2분기 기준 영업이익 기여도는 17.8%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호황기 시절 IM부문의 이익기여도는 70%에 육박한 것과 대조된다. 2012년, 2013년에는 영업이익이 각각 19조4200억원, 24조9600억원을 기록하며 이익기여도는 67%, 68%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으로 부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가격은 전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해 판매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중고폰 보상프로그램 서비스(트레이드 인)를 강화해 소비자 가격 저항선을 최대한 낮출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S9·갤럭시S9 플러스, 애플 아이폰X, 구글 픽셀2 XL의 경우 최대 450달러가 보상금으로 책정됐다. 국내에서도 보상프로그램 운영을 준비 중이다. 나아가 갤럭시S9 때 처음 선보인 갤럭시 팬파티를 개최해 소비자와 소통도 강화한다. 갤럭시 팬파티는 갤럭시 팬을 초청해 갤럭시노트9을 경험하다록 하는 소비자 참여 행사다. 국내에서는 이달 14일 부산을 시작으로 15일 광주, 17일 대전, 18일 대구, 23·24일 서울에서 진행된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