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정상회담 시기·장소 합의 기대"

청, 3차 남북정상회담 기정사실화…"남북·북미 선순환 되길"

입력 : 2018-08-12 오후 5:16:46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12일 “내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남북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그리고 방북단 규모 등이 합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 사이에 이미 여러가지 공식·비공식적 채널이 많이 있다. 실무회담만 해도 몇 가지가 굴러가고 있는지 손꼽기 어려울 정도인데, 그런 여러 채널을 통해 내일 회담도 같이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북측과 만나 이야기해봐야 안다”는 기존 의견보다 한 발 더 나간 것으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사실상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변인은 또 ‘기대한다’는 발언에 대해 “근거 없이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북측과 상당부분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을 시사했다.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서는 “벌써 말씀 드리는 것은 좀 이르다. 내일 논의를 지켜봐 달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정상회담 장소는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평양 개최’에 일단 무게를 뒀다. 김 대변인은 “제가 지난번 ‘평양이 기본이지만 평양만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는데 원론적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마치 평양이 아닌 것처럼 제3의 장소로 해석들을 많이 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처음으로 고위급회담 대표단에 포함된 배경과 관련해 “남 차장은 장관급인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동행하는 차관급으로, 청와대 관련 업무 담당자”라며 “비핵화 문제와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합의 내용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북측이 정상회담 일정 외에 도로와 철도 연결 등 남북경협의 실무적 논의를 시도해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고위급회담이 미국과 어느 정도 사전 협의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김 대변인은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는 거의 실시간으로 미국과 정보를 교환하고, 협의하고,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고위급회담은) 선순환을 하기 위한 회담이다. 남북회담이 북미회담을 촉진하고, 북미회담이 남북관계를 앞당기는 회담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이끌어내고, 이후 예상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과 함께 현재 교착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을 타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인 9·9절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내달 18일 유엔 총회를 계기로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추동해 종전선언 및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협상으로 이어가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도 보인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등 헌법기관 5부 요인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고 ‘올해 안 종전선언’은 물론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5부요인에게 남북관계 등 현 상황에 대해 상당한 시간을 들여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이런 자신감은 실무단계의 충분한 협상이 배경에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편 가시화된 3차 남북 정상회담 시기는 북한 정권수립일(9월9일)과 뉴욕 유엔총회(9월18일) 전인 8월 말 또는 9월 초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창건기념일(10월10일) 이후인 10월 말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북미협상이 교착상황에 빠져 있고, 유엔총회라는 ‘빅이벤트’를 그냥 넘기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대세다. 장소는 남북정상이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평양’이 일단 유력하지만, 개성이나 금강산, 판문점 등도 언급된다. 평양은 의전과 경호, 통신 등 실무 준비시간이 최소 1개월 가량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다.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개최된 1차 남북 정상회담도 회담 한달여 전인 3월29일에 날짜를 확정했다.
 
광복절을 계기로 20~26일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는 금강산에서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남북 이산가족의 애절한 사연을 전 세계에 알려 분위기를 환기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 이달 내 개소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겸한 정상회담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판문점은 양 정상이 실무적 회의에 집중할 경우 유력한 장소다. 지난 5월 2차 정상회담처럼 의전은 내려놓은 실무형 ‘원포인트’ 회담이다. 우선 판문점에서 양 정상이 만나 북미 비핵화 협상과 유엔 총회 종전선언을 위한 실무를 논의하고, 10월말 정식으로 문 대통령의 정식 평양 방문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5부요인인 헌법기관장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