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21일 국민연금 고갈 우려와 관련, “강력한 국민 요구가 있다면 추상적으로라도 국가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보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말하고 “국민 부담이 크다면 추상적 수준으로라도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장관이 국민연금의 국가 지급보장을 직접 언급한 건 처음이다.
그간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반대 논리로 지급보장이 국가채무로 잡혀 국가신인도가 떨어진다는 우려와 이미 국민연금법상 국가가 지급 책임을 지도록 돼 있어 굳이 명문화된 지급보장이 필요 없다는 의견이 제기돼왔다. 이에 박 장관은 “이번 전문가 자문위에서도 일부는 추상적으로나마 (명문화)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박 장관은 보험료율 인상과 관련해선 “국민이 동의하면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적게 내면 적게 받을 수밖에 없는데 돈 더 부담해야 되는 얘기는 반드시 꺼내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도 “국민을 설득하면서 개혁을 안 하면 청년과 미래세대에 책임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했다.
최근 국민연금 관련 국민 불안이 확산한 건 지난 17일 정부 자문위원회인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가 공청회에서 내놓은 개편안이 공개되면서다. 연금을 더 내고 늦게 받는다는 취지의 개편 방향이 알려지고, 국민연금 재정의 고갈 시점을 5년 전 추계보다 3년 앞당겨진 2057년으로 전망하면서 기금고갈 우려가 증폭돼왔다. 다만 박 장관은 “자문위원들이 자신들 안을 만드는 공청회였지, 정부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문위 안 등을 참고해 9월 말까지 정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