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개정에 모비스 등 한국 부품사 '예의주시'

새 원산지기준 2020년 발효…현지 공급물량 증가 예상

입력 : 2018-08-30 오후 1:49:46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미국과 멕시코 양국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에 합의한 것 관련, 부품사들은 현지 공급물량 증가 기회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프타는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3자간에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지난 1994년 발효됐다.
  
현대모비스는 30일 "이번 협상 관련해 현지 공장 증설 등 당장의 대응 계획은 없으나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3자간 개정 협상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론날 지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지난 2016년 멕시코 공장을 완공해 모듈 및 램프, 브레이크, 에어백 등 핵심 부품을 기아자동차 현지공장 등에 공급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북서부 지역에 통합물류센터도 운영 중이다. 이 시설은 기아차 공장이 위치한 누에보레온주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만도는 "2026년까지 멕시코 공장에 약 15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현지 공급망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만도는 지난해 1월부터 멕시코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생산 품목은 브레이크, 조향장치, 서스펜션 등이고 기아차 멕시코공장과 GM 멕시코공장에 물량의 70%를 납품한다. 나머지 30%는 미국 완성차향으로 수출한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인 보쉬가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보쉬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멕시코 과나후아토에 1억2000만달러(한화 약 1333억원) 규모의 전기차·커넥티드카 부품 공장 설립 공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새 공장은 2020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생산하는 부품은 미국 시장에 전량 수출한다. 보쉬는 이를 위해 1200명의 현지 근로자를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현재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즈에 근로자 4000명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신차 판매 규모의 28%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한국 부품사들의 주력 공급모델인 승용차와 5톤 이하 트럭 판매량은 1730만대였고, 이중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산이 22%인 381만대를 차지했다.
 
미-멕 나프타 개정 합의안은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해 협정국 내 생산 부품 사용비율을 기존 62.5%에서 75%로 상향하는 원산지기준을 포함했다. 멕시코 현지 공장을 보유한 한국 부품사 입장에서는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원산지기준 발효 시점은 2020년 1월경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효기간은 15년이고 6년마다 점검한다.
 
미국은 멕시코와의 개정 합의에 이어 캐나다와의 협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합의 결과를 토대로 캐나다를 압박하는 중이다. 그는 현지 언론을 통해 "나프타라는 이름 대신 미국-멕시코 무역협정이라고 부를 것"이라며 "캐나다가 이 합의를 받아들일지, 별도 협정을 맺을지 두고 보겠다"고 했다.
 
트럼프정부는 11월 말 전에 나프타 개정 협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정 개정안에 서명하려면 90일 전에 의회에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캐나다와의 합의는  9월1일까지 마무리 돼야 한다. 미국은 31일까지를 이견 조정 시한으로 설정했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한국 부품사들은 현대차그룹이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기반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에 납품을 확대하고 있다"며 "전기차, 커넥티드 카 등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환경에 맞춰 기술, 품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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