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시장에서 한때 50%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독주하던 SK텔레콤이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7월 말 기준 40%대 점유율에 그쳤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점유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SK텔레콤은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특히 번호이동 경쟁이 위축되면서 올해 들어 이동통신 3사 점유율 고착화가 지속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더라도 킬러 콘텐츠가 요원한 상황에서 현 체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를 보면 SK텔레콤의 이통시장 가입자 점유율은 7월 기준 41.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2012년 말 기준 49.5%로 50% 선을 이탈한 이후 2016년 43.6%, 지난해 42.4%로 매해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부동의 1위임에는 변화가 없다. 알뜰폰이 가입자 점유율을 늘리고 있지만 10% 대에 불과하고, 2위와 3위를 기록 중인 KT와 LG유플러스 점유율에도 큰 변화가 없는 까닭이다. 알뜰폰 점유율은 2015년 말 10%에서 2016년 말 11.2%, 지난해 말 11.8%에 이어 지난 7월 12%로 꾸준히 높아졌다. 같은 기간 KT는 26% 대를 LG유플러스는 19% 후반대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보조금 경쟁이 둔화하면서 이통 3사의 점유율 고착화가 장기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연초 혁신 노력의 일환으로 불법 보조금 규모를 줄였고, KT와 LG유플러스도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가입자 빼앗기 경쟁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번호이동시장 자체가 위축됐다. 실제 상반기 번호이동은 276만6022건으로 전년 대비 15.98% 감소했고,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최저치였다. 월평균 번호 이동 건수도 지난해 하반기보다 25.7% 줄어든 46만1004건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등 소비가 둔화된 것도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베이스트리트 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2014년 1년11개월에서 올해 2년7개월로 길어졌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으로 번호이동 대신 기기변경을 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이통시장이 위축되면서 1월부터 7월까지 점유율 변화가 미미했다. SK텔레콤은 42%, KT는 26%, LG유플러스는 19.8%에서 0.5%포인트 차 미만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현 수준에서 점유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점유율 고착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번호이동에서 기기변경 시대로 전환하고 있고, 차세대 통신인 5G 역시 내년 상용화되더라도 초기 4세대(4G)와 병용돼 이통사별 차별화 포인트를 이루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당장 5G가 상용화되더라도 비싼 5G 전용 단말기와 4G보다 비싼 요금제에 소비자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전체 점유율 비중에 있어 큰 변화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