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이찬열 의원 "보험료 카드납부, 금융소비자의 정당한 권리"

보험업법 개정안 발표…현금·신용카드·직불카드로 납입할 수 있어야
경제학 석사 출신, 자본시장·카드·보험 분야 가리지 않고 입법활동 펼쳐

입력 : 2018-09-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보험사들에게 부당하게 운영되고 있는 신용카드 납입제도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보험회사가 첫회 보험료만 신용카드로 받고, 2회차부터는 신용카드 납입을 거절하는 사례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신용카드 자동결제시스템이 없어 카드 납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매월 납입일에 맞춰 전화나 창구를 직접 방문해야 납입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금감원은 지난 7월부터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신용카드로 납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공시하도록 했다. 이와같이 소비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보험사의 신용카드 납입 관행은 보험업계의 오래된 쟁점거리다.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해 보험료를 내지 못하거나 카드사용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카드 수납을 거절하는 보험사의 행태가 야박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말에는 생명보험사의 카드 결제를 보완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7월 바른미래당의 이찬열 의원이 대표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이런 소비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소비자가 현금,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어길 시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사실 이찬열 의원이 올해 하반기에 국회 정무위원회가 아닌 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아할 수도 있다. 또 지난 상반기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국회의원에게 위원회를 가리며 입법활동 하는 게 어딨나"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말처럼 이 의원이 금융권과 관련된 법안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삼성증권 유령주식 매도사태 당시에는 일정규모 이상의 차입공매도에 대해 보고를 의무화 하는 ‘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또 지난달에는 금융에 관심있는 교육위원장답게 북한 이탈주민이 금융 관련 교육을 수강해 한국사회의 적응을 돕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이처럼 유난히도 금융에 관심이 많은 이 의원의 대학시절 전공은 ‘기계공학과’였다. 그러나 대학원 시절에는 전공을 완전히 바꿔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경제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정치인이 되겠다고 마음 먹은 후 경제·금융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와 만난 이 의원은 경제학 전공자로서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시각에서도 보험사의 신용카드 납입 거부는 금융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일부 보험회사는 보험료를 현금으로만 납입하도록 하고 있고 일부 보험사는 카드는 받지만 카드 자동이체는 안 되게 해 현금결제를 유도하고 있다"라며 "금융소비자가 보험료 납부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마땅히 보장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찬열 의원은 보험료 카드납입에 대해 금융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찬열의원실
최근 보험사 신용카드 납입 거부에 대해 제재하는 내용 담긴 보험업법 일부개정인 대표발의 했다. 배경이 어떻게 되나.
 
보험사의 신용카드 보험료 납입 거부에 대한 국민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의원실 민원은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도 빗발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금융소비자 편익을 위해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보험계약자로 하여금 보험료 납부 방법을 선택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보험사의 수납방법에 따라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등 보험회사의 편의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과거부터 금융과 관련된 법안 발의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금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시장경제에 있어 금융은 경제·산업의 대동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이 잘 못되면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금융 분야에 관심을 갖고 관련 법안과 현안에 대해 꾸준히 챙기고 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사상최대인 1500조에 육박한 현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은 매 분기마다 수조원의 이자차익 등 앉아서 헤어엄치기식 영업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반면 우리 서민들은 집 한 채 사지 못해, 월세 전세 전전하면서 은행 이자 갚기 바쁜 게 현실이다. 민생경제와 서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카드론, 제2·제3 금융권 고금리 대출, 부실채권 소각 등 통해서 가계부채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 금융 통해 민생경제, 우리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금융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학위로 받았는데 경제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금융에 대해 접하게 됐다. 사실 인하대학교 에서 기계공학을 전공 했는데, 정치인이 돼야겠다고 마음 먹고 나서 내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금융이더라. 정치인이라면 금융에 대한 지식과 식견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에 입학해 경제학을 전공한 것이다.
 
현재 금융권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계부채는 증가 외에도 소득분배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2분기 중 상위 20%의 소득이 10.3% 늘어난 반면 하위 20%의 소득은 7.6% 감소했다. 지금 국내 경제 사정으로 인해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금리인상을 자제하고 있지만, 미국의 본격적인 금리 인상과 맞물려 우리도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취약차주들의 큰 부실이 우려된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경제상황과 금융산업에 대해 모니터링 해 관련 정책과 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표발의한 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찬열 의원. 사진/이찬열의원실
 
금융 가운데에도 관심 분야가 다양하다. 지난해에는 일명 ‘카드깡’에 대한 문제 지적과 함께 관련 법률개정안을 낸다고 했었다. 어디까지 진척됐나
 
현재 우리 경제가 많이 어렵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급전이 필요한 국민들이 안 좋은 유혹에 빠지기 마련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상반기에만 카드깡 대출액이 무려 510억 원으로 조사됐다. 현재는 올해 카드깡 추이를 보기 위해 금감원에 자료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금감원 자료가 도착하면 수년 간 카드깡 자료를 분석해 법안 개정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잡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법안 발의를 한다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제재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교육위원장을 맡은 후에는 북한 일탈주민의 교육과 금융을 연계한 개정안도 발의했다
 
북한주민들은 오랜 시간동안 사회주의경제 체제하에 생활해 왔다. 이런 북한주민들이 시장경제 체제인 한국에서는 생활하기 매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고도화된 경제 산업과 금융시장으로 인해 북한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시스템들로 인해 북한주민들이 적응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다. 지난 4월 발표된 한국은행의 북한이탈주민의 신용행태에 관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국내에 정착해 살고 있는 북한출신 국민들이 고신용자임에도 불구하고, 제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고 2금융권을 이용해 고금리의 늪에 빠지는 등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시장경제 체제하에 살아가려면, 필수인 금융에 대해 알아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에 와 정착교육을 받을 때는 꼭 금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향후 계획중인 금융 관련 법안이 있다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현재 주주총회는 경영의 주체인 주주들이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최고 결정기구로서 주주 또는 이해관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주주총회가 개최된 경우 그 일자 및, 안건, 결의 내용 등을 요약하여 공시 서식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으나, 주요 주권상장법인이 주주총회에 관한 사항을 사업보고서 등에 부실하게 기재하고 있어 투자자 보호에 미흡 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 되고 있다. 이에 법률에 사업보고서의 기재사항에 주주총회에의 주주의 참석률 및 참석방법, 안건별 찬반 주식 수 비율과 같은 구체적인 사항을 포함하도록 해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려고 한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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