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에 따르면 9월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속한 주식 중 가장 크게 오른 업종은 통신서비스, 필수 소비재, 그리고 전기·가스·수도 등을 공급하는 유틸리티로 밝혀졌다. 안전자산인 채권에 비유해 이른바 안전 종목으로 불리는 이들 주식은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한다는 장점 때문에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거나 하락할 때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안전업종은 잠재적 상승폭이 제한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시장이 호황일 때는 일반적으로 증시의 주요 지수들보다 오름폭이 작다. 하지만 9월에 통신서비스업종은 3.1%, 소비자 필수재는 1.5%, 그리고 유틸리티업종은 1.5% 각기 상승, 전체적으로 0.1% 오르는 데 그친 S&P500에 비해 월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초콜릿 생산으로 유명한 허시 등 일부 기업들은 배당금 인상에 힘입어 주가가 랠리를 펼쳤다. 필립모리스와 알트리아그룹 등 담배 생산업체들은 미국 식품의약청(FDA) 청장이 색소가 첨가된 전자담배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이에 반해 올해 미국 증시를 선도해온 대형 기술주들은 9월 들어 부진한 모습이다. 애플, 아마존, 알파벳은 각기 최소 3% 하락했고 페이스북은 8% 넘게 내렸다.

 

WSJ은 증시의 이같은 주도업종 변화는 신중한 투자자들이 대규모 시장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는 보호장치들을 추구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한다. 물론 미국 증시가 약세 국면으로의 전환 조짐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S&P500은 9월에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 올해 전체적으로는 8.6% 올랐고 지난달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로부터 1% 이내에 머물고 있다.

 

그렇지만 많은 분석가와 트레이더들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 기술업종 낙폭 확대, 그리고 신흥시장 혼란의 선진국 전이 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요 지수들의 하락 가능성을 경계한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투자 전략가 마이클 아론은 “8월이 끝나고 9월에 접어들면서 보다 방어적인 종목을 향해 움직이는 자연스러운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재의 안전종목 강세흐름을 뒷받침해주는 신호들도 목격된다. 향후 30일간 S&P500지수의 변동 예상치를 측정하는 Cboe 변동지수(VIX)는 금주에 7.6% 올랐다. VIX는 주가가 하락할 때 자주 상승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펀드매니저 9월 서베이에 따르면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은 약 5.1%로 18개월 최고로 조사됐다.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불확실할 때 현금 비중을 높인다.

 

일부에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근거로 안전종목들의 랠리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내주 단행될 것으로 폭넓게 예상되는 연준의 또 한차례 금리 인상은 미국 국채, 그리고 증시에서 국채의 대리물로 간주되는 안전 종목들을 압박할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의 금리 인상, 그리고 그로 인한 국채 수익률 상승은 배당금 의존도가 높은 주식의 매력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WSJ은 현재로서는 증시 투자자들을 신중하게 만들고 있는 무역전쟁 등 변수들이 쉽사리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는 분석가들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이는 유틸리티 등 안전 주식들을 계속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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