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제자에게 개인교습 등 영리행위를 하면서 그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받고 성추행까지 한 서울대 교수에 대한 파면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는 전 서울대 교수 박모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결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는 교수로서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음에도 징계 사유 행위를 저질러 교원에 대한 국민 신뢰를 상당히 실추시켰다. 개인교습이 관행이었다고 하나 적법한 행위가 아니었고 개인교습비 금액과 시계 가액도 상당했다"며 "이씨에 대한 성희롱은 상당 기간 반복적으로 행해졌고 여대생이던 이씨가 받았을 정신상의 피해가 상당히 컸을 것으로 보인다.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박씨의 개인교습 등 영리행위, 성희롱 및 성추행에 따른 품위유지의무 위반은 징계시효가 완성됐으나 박씨는 징계사유 이전에도 상당 기간 개인교습 등 영리행위를 했고 이씨에게 성희롱 및 성추행을 계속 해왔던 것으로 보여 그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뇌물 혐의 관련해서는 무죄가 선고돼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라는 형사처벌 목적과 내부질서 유지 및 징계권의 적정한 행사라는 징계처분 목적이 항상 같지 않다"며 "교원에게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를 부과해 직무의 성실성·도덕성을 요구하는 취지를 고려하면 형사사건에서 뇌물의 직무 관련성에 대한 판단이 성실·품위유지의무 위반의 징계사건에서도 반드시 같게 적용돼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부교수로 재직하던 박씨는 제자이던 이씨를 개인교습하는 과정에서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씨 아버지의 제보를 받은 서울대는 교원 인사 규정에 따라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고 이후 서울대 교원징계위원회는 4차례 심의 끝에 2014년 5월 파면 처분을 내렸다.
박씨는 법원에 낸 파면 효력정지 가처분이 기각되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직위해제와 파면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제기했으나 위원회는 직위해제 및 파면 처분 모두 적법하다고 기각했다. 이에 박씨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박씨는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기소됐고 대법원은 지난 2016년 6월 벌금 500만원을 확정했다. 피해자 이씨에게 개인교습을 시키고 4000만원 상당 시계를 선물로 받은 혐의(뇌물) 등에 대해서는 "직무와 시계의 관련성이 없다"며 6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