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은행들이 예·적금 중도해지이율 산정방식 변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금융당국이 예·적금 중도해지이율을 은행권의 불합리한 관행 중 하나로 꼽으며 개선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부터 예·적금 중도해지이율을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30일부터 예·적금 중도해지이율을 기존 약정금리 대비 50%에서 가입기간에 따라 최고 90%로 상향 조정한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고객이 예·적금에 가입한 기간을 총 4개 구간으로 나눴다.
이에 따라 예·적금 보유 기간이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인 경우 기본금리의 50% ▲6개월 이상 9개월 미만인 경우 70% ▲9개월 이상 11개월 미만인 경우 80% ▲11개월 이상일 경우 90%가 적용된다.
그러나 상품 가입기간이 1개월 미만이거나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인 경우 변경된 산식을 적용하지 않고 기존과 같이 각각 연 0.1%, 0.3%의 금리를 적용한다.
기업은행 역시 예·적금 중도해지이율을 상향키로 결정한 상태다. 기업은행은 3개월 이상 보유한 예·적금을 중도해지할 경우 가입기간에 따라 5구간으로 나눠 약정이율의 30~50%까지 제공해왔다. 그러나 이번 산정방식 변경을 통해 구간을 6개로 확대하고 약정이율의 최고 80%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변경된 예·적금 중도해지이율 산정방식 적용을 위해 전산작업을 거쳐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반영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예·적금 중도해지이율 산정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지적에 따른 조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예·적금 중도해지이율을 은행권의 불합리한 금융관행 중 하나로 꼽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예·적금 중도해지 시 은행들이 적용하는 이자는 약정이자의 30%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을 제외한 은행들도 산정방식 변경을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산정방식과 적용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으나 결정 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 전산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 역시 적용 비율과 날짜를 검토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치 또는 적립기간에 따라 중도해지이율을 높게 적용하는 호주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적정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우리은행과 기업은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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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