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취임 100일을 향해 가고 있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국정감사 부담을 덜고 회사 경영에 집중한다. 포스코 개혁 청사진 수립 및 노사갈등 해결이 당면 과제다.
11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의 새로운 50년을 밝힐 개혁과제는 최 회장의 취임 100일인 다음달 3일경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까지 주주와 고객사, 공급사, 협력사 등을 비롯해 포항·광양 지역주민, 일반 국민 등으로부터 접수된 3300여건의 '러브레터'를 검토해 수립 중에 있다. 외부 의견이 대
·중소 상생을 비롯해 지역경제 기여, 사회공헌 등에 맞춰졌다면 내부 견해는 폐쇄성이 짙었던 순혈주의 문화 타파 및 기술 혁신 등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교체기마다 반복됐던 CEO 잔혹사의 단절을 위해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성도 주문됐다.
우선 상설 의견수렴 창구인 기업시민위원회를 설치, 진정한 국민기업으로서의 자리매김을 시도한다. 내부 쇄신 방안도 그려진다. 개혁과제를 수립하는 TF에 여성을 비롯한 비주류가 다수 포진, 포스코 50년 역사상 첫 비엔지니어·비서울대 출신 CEO인 최 회장의 개혁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특히 내부 개혁은 그간 포스코를 좌우했던 서울대 및 포항 출신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 쇄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최 회장은 민주노총 산하로 설립된 '새노조'(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의 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포스코는 지난달 추석 연휴기간 중 노조 관련 내부 문건이 새노조에 의해 유출되는 불미스런 일을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간 충돌도 빚어졌다. 민노총과 새노조는 포스코의 '노조 파괴' 음모가 드러났다고 주장했고, 포스코는 새노조의 '무단침입'을 문제 삼았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 출근길에 취재진에게 "노사 화합이 우리의 우수한 기업문화와 전통 중에 하나였는데"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 회장이 취임 당시 대내외 '소통'을 내세웠던 만큼 그간의 무노조 문화를 철회하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책임과 부담을 안게 됐다. 다만, 교섭대표 지위를 확보하는 노조가 정해질 때까지 노사 간 대화에 직접 나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포스코는 지난달 17일 새노조 출범으로 사상 첫 복수노조를 두게 됐다. 제3노조 설립 얘기도 들린다.
최 회장은 당초 11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지난 10일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철회되면서 국감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김규환·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 회장을 상대로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사업 관련해 400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고 부실 운영했다는 의혹, 삼척포스파워 발전소 인허가 특혜 논란 관련해 포스코가 내부감사 결과를 은폐했다는 의혹 등을 캐물을 계획이었다. 여야는 논의 끝에 감사보고서만 제출받고 최 회장에 대한 증인 채택을 철회키로 했다.
한편, 최 회장 취임 후 첫 경영 성적표는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오는 23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액 15조800억원, 영업이익 1조40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 영업이익은 24%가량 늘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지난달 18일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하기 직전 175주,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12차례에 걸쳐 350주 등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