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1일 “5·24 조치 해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24 조치 해제를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생긴 논란은 잦아드는 모양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5·24 조치 해제 검토를 한 적이 있느냐는 의원들의 연이은 질의에 수차례 “없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5·24 조치 주무부서는 통일부”라며 “(5·24 조치의 원인이 된) 천안함 사건 관련 조치가 (북한으로부터)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24 조치는 지난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같은 해 5월 우리 정부가 내놓은 대북제재다. 개성공단 등을 제외한 방북 불허와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불허, 남북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 원칙적 보류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강 장관이 전날 발언 직후 “범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논의는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서고 사과까지 했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관련 질문을 받고 “그들(한국 정부)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주변국에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제재가 유지돼야 한다”며 동참을 촉구해온 가운데 불쾌감을 나타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한미 간 대북정책 엇박자’ 우려까지 나오자 조 장관은 “여러 차원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모든 사안은 한미 간 공감과 협의가 있는 가운데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조 장관은 “사실 5·24 조치는 모든 방북과 인도적 사업을 금지한다”며 “남북관계가 개선·발전하면서 그때그때 유연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과거 박근혜·이명박정부에서도 사안에 따라 유연한 조치를 취해왔다”고 언급했다.
11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통일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