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소상공인연합회를 상대로 보복성 조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기부는 매년 실시하는 현장조사라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승재 소공연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는 중기부가 지난 4월(현장점검)과 5월(정회원 자격여부 확인)에 16개 정부 부처·지자체를 동원해 소공연 61개 소속단체에 대한 운영 실태 조사에 나섰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거세지자 최 회장이 입장을 발표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중기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소공연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게 요점이다.
중기부가 소공연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선 것은 ▲국고보조금 지원에 대한 집행점검(현장점검) ▲연합회 회장 선거 관련 정회원 자격여부 등 크게 두가지다. 소공연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며 지난 8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등 정부 정책과 반대각을 세우고 있어 조사 취지를 두고 업계 안팎으로 논란이 거세다.
최 회장은 "과거 중기부의 소공연 점검은 자료를 요청하면 제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며 "정부가 부처별로 소공연 소속단체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은 극히 드문 경우다. 이로 인해 소속단체에선 불안감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일부 소속단체들이 중기부의 압박과 회유로 인해 최저임금 반발 각종 집회에서 이탈했다는 전언이다. 최 회장은 "중기부 등 각 부처가 소속단체에 전화해 전국 소상공인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8월)에 참가 여부를 물었다"며 "소속단체가 (참가여부를 두고) 압박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회원 자격여부 조사도 표적조사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법정단체로 2014년 설립허가를 받았다. 2대 회장으로 지난 3월 최승재 회장이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최승재 회장 선출에 반발한 소상공인연합회정상화추진위원회가 지난 2월 회장선거와 관련해 정회원 선거권 등에 대한 행정감사를 중기부에 요청했다.
최 회장은 "회비 미납 등 대부분 인가되지 않은 미가입 단체의 주장을 중기부가 받아들여 행정감사를 벌인 것"이라며 "급조한 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은 비정상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소상공인 '길들이기'를 위해 국고보조금을 죄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공연은 소상공인 현안이슈 개선방안 연구 등에 위탁사업비 2018년 25억원을 지원받았다. 2019년에는 20억원으로 20% 줄었다. 최 회장은 "정부에선 소공연 사업이 부진했다고 한다. 해당 사업에 대해 지적을 받은 적도 없을 뿐더러 2018년 사업도 끝나지 않은 마당에 사업부진이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예년과 달리 예산 수립 과정과 내용을 통보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기부는 최 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국고보조금을 지원받는 모든 민간단체는 어떤 항목에 국고보조금을 집행했는지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회계사가 대동해 매년 집행점검(현장조사)도 실시하게 된다. 소공연도 마찬가지"라며 "정회원 운영여부 조사는 연합회 회장 선거와 관련해 연합회 내부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확인하는 절차다. 2014년 초기 회장 선거에서도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재부에서 예산 심의 이유는 비공개며, 삭감한 이유에 대해 중기부에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회장이 그런 표현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11일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소공연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