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지지와 노력을 당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 의사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바티칸에 위치한 교황궁 2층 교황서재에서 단독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했다. 통상 교황과 외국 정상의 면담 시간은 30분 정도지만,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은 교황의 배려로 이보다 조금 긴 38분여 동안 비공개 면담이 이뤄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등 최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 공동번영 등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대신해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 정상회담의 긍정적인 결과를 지지하고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남북한 지도자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남북이 형제애를 기반으로 화해와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길 당부하고,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전 세계와 함께 기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교황 예방에 이어 교황청의 2인자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과도 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과의 논의 내용을 설명하고 한-교황청 협력 강화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문 대통령의 이번 교황청 방문기간 논의된 사항을 잘 챙기겠다”며 “특히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계속해서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교황청의 특별배려로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한반도를 위한 평화 미사’에 참석해 특별연설을 했다. 교황 주재로 3~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정기총회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synod)’ 기간임에도 외국 정상을 맞이한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교황과 국무원장은 회의 중간중간 쉬어야 하는 시간을 쪼개 문 대통령에게 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