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숨고르기를 하던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써냈다. 주역은 단연 반도체였다. 반도체에서만 1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 65조4600억원, 영업이익 17조5700억원의 확정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20.9% 크게 늘었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1분기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15조6400억원)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은 26.8%로, 역시 사상 최대치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14조87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실적 행진을 잠시 중단했지만, 한 분기 만에 반등을 이뤄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출 역시 60조원대 고지를 다시 넘었다.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4분기의 65조9800억원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가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24조7700억원, 영업이익 13조6500억원을 쓸어담았다. 전체 영업이익 중 약 78%를 반도체가 책임졌다. 영업이익률은 55.1%로, 꿈의 이익률로 불리는 50%를 무난히 넘었다. 장기간 이어진 호황 탓에 반도체 고점론이 제기되는 등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지만 삼성전자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2분기 영업이익 1400억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던 디스플레이도 1조1000억원으로 이익이 대폭 확대됐다. 애플의 아이폰 신모델 출시로 플렉시블 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 매출도 전분기 5조6700억원에서 3분기 10조9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비자가전도 Q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 10조1800억원, 영업이익 5600억원의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2016년 3분기(7900억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전통적 간판으로서의 체면치레를 했다.
반면 모바일 사업은 2조22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부진했다. 전년 동기(3조2900억원) 대비 32.5%, 전분기(2조6700억원) 대비해서도 16.9% 이익이 줄었다. 지난 8월 출시된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노트9이 견조한 판매를 달성했음에도 중저가 제품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판매 증가가 둔화된 여파다. 이로써 주연은 모바일에서 반도체로 확실히 이동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기도 적층세라믹캐패시트(MLCC) 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 매출은 2조3663억원, 영업이익은 405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