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경기도가 도청 및 직속기관, 산하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특혜 채용 실태 전수 감사를 전격 실시한다. 최근 고용세습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대규모 감사여서 주목된다.
김용 도 대변인은 6일 “불법적 특혜 채용은 공정한 사회질서를 훼손하는 범죄 행위”라고 강조하고 “직속기관·사업소 등을 포함한 경기도 186개 전 부서 및 22곳의 산하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채용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특별감사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도는 감사관실 7개반(32명)으로 자체 감사반을 편성, 6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85일간 감사에 돌입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도에 따르면 이번 채용비리 감사는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추진단’과 연계해 실시하지만, 감사 대상과 범위가 더 넓은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2017년 신규채용, 2014년 이후 최근 5년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건에 대해 감사한다. 이와 비교해 도는 2014년 1월1일 이후 도와 산하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자(예정자 포함)를 포함, 같은 기간 동안 인재채용팀의 채용 절차나 공공기관 통합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용자 전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감사 내용은 ▲친인척 특혜 채용 및 고용세습 ▲채용계획의 사후·자의적 변경 ▲평가점수 조작 ▲서류·면접위원의 이해관계 ▲특채 시험 방식의 적정성 ▲법정 절차 생략 등이다. 도는 공직자 부조리 신고나 채용비리 신고센터 전용전화 등 다양한 비리 제보 창구를 운영해 친인척 채용 실태를 파악하고, 도와 각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제보를 독려할 방침이다. 특혜 채용비리 적발 시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 비리 관련자에 대한 엄중 처벌과 전환 취소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도 소속 내부 직원 채용과 정규직 전환 과정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 철저하게 실태를 파악하고 적발 시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며 “공평한 기회,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경기도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지난 8월 이재명 경기지사 인수위원회가 특별조사를 요청한 킨텍스 인사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 부적합 채용 혐의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킨텍스는 2017년 신입직원 채용 1차 서류전형 결과 남성 37명, 여성 163명이 성적순으로 선발되자 양성평등 채용목표제를 잘못 적용해 임의로 통과자 수를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킨텍스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최소 성비 30%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이를 40%로 자의적으로 적용, 여성 응시자 43명을 탈락시키고 남성 후순위 응시자 43명을 추가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남성 80명과 여성 120명으로 통과자 인원이 조정돼 2차 필기시험이 진행됐다. 도는 이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는지 살피기 위해 킨텍스 인사 담당자 등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이 6일 경기도 및 공공기관 특혜 채용 실태 특별감사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