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싸움 지친 치킨업계, 해외진출 사활

국내 점포확대 전략 바꿔…동남아 무슬림·한류시장 공략

입력 : 2018-11-07 오후 12:11:47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국내에서 부침을 겪고 있는 치킨업계가 해외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점포를 급속도로 확대하던 전략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치킨업계는 브랜드 난립으로 출혈경쟁에 돌입했다. 엎친 데 덮친 격 최근에는 일부 업체 오너들의 구설수까지 잇따르며 업계 전체 이미지마저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업계는 성장 잠재력이 엿보이는 해외 국가를 물색하고 다양한 형태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네네치킨은 이달 중 대만 1호점을 오픈하고 현지 가맹점 수를 지속 늘려갈 계획이다. 
 
앞서 네네치킨은 대만 현지 식품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파트너에게 사업권을 주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 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지난 7월부터는 대만 타이베이 소고 백화점에서 네네치킨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면서 현지 고객들에게 제품 홍보 및 판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네네치킨은 지난 9월에도 아랍에미리트 기업과 중동 GCC(걸프협력회의)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체결을 성사시킨 바 있다. 올 연말엔 중동 최대 도시인 두바이에 1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네네치킨은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2013년에 이미 할랄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네네치킨은 현재 싱가포르, 호주, 홍콩, 말레이시아에서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다. 
 
9월 15일 오픈한 굽네치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마이타운점. 사진/굽네치킨
 
굽네치킨은 동남아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중엔 베트남 호찌민에 점포를 내는 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굽네치킨은 지난 9월에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마이타운 쇼핑몰에 1호점을 오픈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모두 글로벌화되면서 전 세계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K팝을 비롯한 K뷰티, K드라마 등 한류 문화에 대한 인기도 후광효과가 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경우 이슬람교로 인해 돼지고기와 소고기 대신 닭고기가 더 많이 소비된다는 점도 공략의 배경이 됐다.
 
굽네치킨은 현재 홍콩, 마카오,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12개의 매장을 두고 있으며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해 국가별 파트너에게 연간 약 3억원가량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교촌치킨은 올 하반기부터 현재 7개인 말레이시아 매장수를 연내 10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가맹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매장 수를 1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교촌치킨은 지난 2014년 말레이시아 현지 '갬머라이트' 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는 직영 매장 7개를 오픈했다. 교촌은 시장 안착을 위해 '교촌소스', '핫소스', '허니소스' 등 품목에 대해 미국 이슬람 식품영양협의회로부터 할랄 인증을 취득하고 메뉴 현지화에 나서는 등의 과정을 거쳤다. 
 
BBQ 역시 말레이시아 추가 출점을 준비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BBQ는 2009년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현재 19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연내 20호 매장이 오픈을 대기 중이다. 한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베트남 호찌민에도 지난달 매장을 추가로 열어 총 2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시장에 집중하던 bhc도 지난 8월 홍콩 '몽콕'에 직영 1호점 매장을 오픈하고 해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bhc는 홍콩가우룽 북부의 야우짐웡 구 소재 번화가 몽콕 던다스 거리에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몽콕은 길거리 음식 등 상권이 발달한 곳으로, 네네치킨, 굽네치킨 등도 진출해 있는 곳이다. bhc는 첫 해외매장인 만큼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가맹점에 비해 품질관리 등을 철저히 할 수 있는 직영점 출점 전략을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변수가 많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대신 닭고기 선호도가 높은 무슬림과 한류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 치킨업계의 새로운 공략지가 되고 있다"며 "사업형태도 해외 가맹사업 위주의 전략에서 최근엔 직영점을 내고 직접 시장에 진출하는 적극적인 행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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