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터넷(IP)TV가 콘텐츠 전쟁에 돌입했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시장 재편을 노리고 있고, SK브로드밴드와 KT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해외 콘텐츠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자사 IPTV로 공급한다. 현재 시험방송을 진행 중이며 순차적으로 셋톱박스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기존 딜라이브·CJ헬로 등 케이블TV에 이어 이번에 IPTV에 독자적으로 서비스한다. 기존 케이블TV 가입자들이 넷플릭스용 별도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했던 것과 달리 LG유플러스 IPTV 이용자들은 서비스 가입만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킹덤·좋아하면 울리는·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등 한국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한 코리안 오리지널 콘텐츠가 연이어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제시하는 9대 1(콘텐츠제공 대 유통) 수익배분의 타결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이달 21일까지 해외드라마 슈퍼패스 상품을 판매한다. 사진/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연합에 대응하기 위해 SK브로드밴드는 왕좌의 게임·크리미널 마인드 등 인기 해외 드라마 80시즌을 30일 동안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해외드라마 슈퍼패스' 상품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넷플릭스에서 제공하지 않는 41개 시즌도 포함됐다"며 "드라마 몰아보기를 즐기는 고객들의 시청 특성을 반영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KT도 현재 캐슬·위기의 주부들 등 미국 ABC방송의 드라마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 중이다.
IPTV의 콘텐츠 전쟁은 이통 3사의 변화된 수익구조에 기인한다. 3분기 이동통신 3사의 주력인 무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반면 IPTV는 같은 기간 23.1% 늘어난 9350억원을 기록하며 무선의 부진을 상쇄했다. 정부의 가계 통신비 절감 정책에 따라 무선의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결합할인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IPTV는 무선의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보조수단 역할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약정기간이 통상 IPTV는 3년, 무선이 2년인 점을 최대한 활용해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이끌 수 있다"면서 "N스크린(하나의 콘텐츠를 TV·모바일 등에서 공유) 시청형태가 본격화되면서 콘텐츠는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한 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