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국회 상임위원회별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지역사업 예산 끼워넣기, 나눠먹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8일 현재 정부안에 없던 예산을 가장 많이 신규배정한 상임위는 국토교통위다.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70억원에 이르는 ‘지역구용 예산’ 약 20여건을 신규 편성했다. 전남 영암 국가산단 노후 기반시설물 개발 명목으로 15억원, 화성·상주 교통안전체험센터 추가건립 타당성 검토 용역 2억원, 양구-원통 국도건설 사업에서 교통사고 예방 명목으로 2억원, 소사-원시선 하중역사 신설 설계비 14억원, 전주시 드론산업 혁신지원센터 구축용 2억원 등 대개 ‘지역명’으로 시작하는 사업들이다. 환경권과 주민편의 사이에서 국정감사 중에도 논란이 된 ‘흑산도 소형공항’도 완공을 위해 100억원을 추가 배치했다.
문화체육관광위 역시 광주·정선·영동 지역 국립국악원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등으로 각각 3억원씩 신규 편성했다.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은 서천·대전·청주·제천·단양·보령·홍성·태안 등 충청권 8개 지역이 40억2000만원을 ‘사이좋게 나눠 먹는’ 대규모 지역 사업이다. 보령 토정비결 체험관, 제천 입신양명 과거길, 대전 효문화 뿌리마을 등 지역 관광 사업 예산을 편성한 건 정부도, 지자체도 아닌 국회였다.
국방위 역시 “군 운용 계획은 정부가 종합적으로 더 잘 파악하고 있으니 정부안을 심사하겠다”던 입장이었지만, 신규 무기 구입이나 R&D 등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방위사업을 야무지게 챙겼다. 민원을 받은 의원들이 뒤늦게 사업비를 추가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국방위는 방사청 소관 예산 중 중어뢰-II와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2차를 신규 도입키로 하고 각각 22억원과 50억원을 편성했다. 또 Link-16과 탄도탄작전통제 성능개량엔 각각 40억원과 22억3600만원을, 고정형거리레이더 교체엔 1억5000만원을, 연구개발 항목으로는 개인전투체계 40억2000만원,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5억6900만원을 추가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제1차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가 지난 12일 열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