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녹내장은 세계 3대 실명원인 질환 가운데 하나로 지난 2013년 62만7325명이던 국내 환자가 지난해 87만3977명으로 증가할 만큼 환자 수가 늘고 있다. 아직까지 완치법이 발견되지 않은 녹내장은 약물치료를 통해 일정 수준으로 더 이상 시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녹내장 안약은 사실상 평생 넣어야 하지만 의외로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녹내장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약물치료 등을 통해 안압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시신경의 추가 손상을 예방하는 게 관리의 핵심이다. 녹내장 치료는 약물을 이용하거나 레이저, 상황에 따라 수술 치료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약 80% 정도에 해당하는 녹내장 환자들은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받게 된다.
약물 치료는 각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1개에서 많게는 5~6가지 안약(녹내장 안약, 인공눈물 등을 모두 합친 개수)을 처방한다. 대부분의 녹내장 안약은 안압을 낮춰주고, 눈 속의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며, 시신경을 보호해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녹내장 안약은 하루에 한번이나 두세번 사용하게 되고, 심각한 부작용 없이 효과가 나타나면 평생 꾸준히 사용하게 된다. 약물치료를 중단하거나 게을리 하면 녹내장이 서서히 진행돼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어 지속적이고 정확한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안약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하루 중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안약은 눈을 위로 본 상태에서 아래 눈꺼풀을 당겨서 생긴 공간에 1회 점안 시 한 방울만 넣으면 된다. 안약을 점안하고 바로 눈을 깜박이고, 눈알을 움직이면 안약이 충분히 눈 속으로 흡수되기 전에 눈물관으로 빠져나가게 되므로 효과가 떨어진다. 약을 넣고 1분 정도 눈을 지그시 감고 있거나 눈 안쪽 구석(눈물점)을 눌러 줌으로써 약물이 잘 흡수되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여러 번 넣으면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오해해 많이 넣는 경우가 있는데, 부작용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우리 눈의 크기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아무리 안약을 많이 넣더라도 일정 양이 넘으면 전부 눈 밖으로 흘러넘친다. 안구에만 작용해야 하는 약물이 피부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피부염이 발생하거나, 피부가 착색이 되고 속눈썹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
녹내장 안약을 여러 개 점안할 때 넣는 순서는 상관없지만 한 가지 약을 넣은 뒤 적어도 5분 이상 지난 이후 다음 안약을 넣어야 한다. 안약이 눈에 완전히 흡수되는 데 최소 5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재근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교수는 "여러 개의 약물을 넣어야 하더라도 약물을 여러 개 써서 생기는 부작용보다 꼭 필요한 약을 쓰지 않아서 생기는 손해가 더 크기 때문에 꼭 주의사항을 지켜서 열심히 치료해야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