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의 25개 모든 자치구가 내년부터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시행한다. 당초 9개구만 참여하려던 지난 10월말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서울시·서울시교육청·서울시구청장협의회·서울시의회는 21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고등학교 친환경 학교급식 시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서울시와 시교육청, 자치구는 고교 무상급식 예산을 각각 30%, 50%, 20% 부담한다. 이는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초등학교·중학교 무상급식 예산 분담과 동일한 비중이다.
내년에는 고등학교 3학년 무상급식에 총 769억원을 들이며, 각 주체별로는 서울시 231억원, 시교육청 384억원, 25개 자치구 154억원이다. 오는 2020년은 고교 2학년, 2021년 1학년까지 확대를 완료한다.
또 사립초등학교와 국제중학교의 무상급식 참여도 이번에 늘어났다. 기존 11개 자치구의 국립·사립초등학교 21개교에다가, 6개 자치구의 국립·사립초 및 국제중학교 16개교가 더해졌다.
이로써 내년에 새롭게 무상급식에 편입되는 고교 3학년 및 사립초 등의 예산 총액은 942억원에 이르게 됐다. 서울시와 시교육청은 9개 자치구 참여를 전제로 한 2019년도 예산안을 시의회에 이미 제출했으나, 시의회는 예산을 조정해 모든 자치구 무상급식을 가능하게 한다는 입장이다.
애초 앞선 지난 10월29일 고교 무상급식에 참여한 자치구는 동대문·성동·강동·동작·중랑·관악·도봉·강북·중구 등 9개구였다. 나머지 자치구는 어려운 재정 상황 등을 이유로 즉시 참여를 주저했지만, 학부모의 요구 내지 전반적인 참여 분위기를 따랐다.
올해 재정자립도가 18%로 서울 자치구 중 23위인 은평구 관계자는 "재정은 어려운데 학교 수는 5위이다보니, 그만큼 학부모로부터 무상급식 민원도 많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재정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구청장의 당적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다른 서초구청도 이번에 동참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다른 자치구들이 참여하는 상황에서, 우리 지역 아이만 안해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치구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감안해 국비 지원을 요구했다. 박 시장은 "10월29일만 해도 모든 자치구로의 무상급식 확산이 1년 걸리지 않을까했는데, 많은 분 고민과 결단으로 추진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 모든 국민이 가질 권리이고 보편적 복지인만큼, 국가가 재정 담당하는 보편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성장현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고등학교 친환경 학교급식 시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