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내년 주택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민간임대주택 시장을 선점하려는 건설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건설사를 비롯해 시행업체까지 속속 임대주택 시장에 진출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건설사에서 시공한 민간임대주택 전경. 사진/뉴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분양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새로운 수익창출원을 찾기 위해 분주해지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에선 올해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14.7%(23조6000억) 감소하며, 향후 5년 동안 산업 생산액이 연간 52조1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관측한다. 이에 따라 민간 임대주택이 건설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임대주택 브랜드인 '빌리브'를 출시해 주택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 6월 공공지원 민간 임대주택인 '빌리브 울산'을 분양한데 이어 이달에는 '빌리브 하남'을 분양했다.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될 빌리브 울산은 이마트 울산 학성점 부지에서 건설된다. 신세계건설은 부지 확보부터 시공·임대운영까지 맡아 오는 2021년까지 준공한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외부사업 확장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비전을 갖고 주택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다른 건설사보다는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사업 영역을 넓혀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임대주택 브랜드인 '데시앙 네스트'를 출시해 민간임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 네스트Ⅰ' 분양을 추진한데 힘입어, 8월에는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 네스트Ⅱ' 830가구를 모집해 평균 경쟁률 13대1로 마감했다.
한화건설은 한화그룹의 경비·시설관리 등을 맡아온 계열사 '한화에스테이트'를 인수해 임대주택 사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한화건설은 지난 11일 한화에스테이트 지분 100%를 218억에 취득했다. 한화에스테이트와 함께 임대주택의 운영 및 관리, 시공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한화에스테이트가 갖고 있는 건물임대 관리업의 노하우를 통해 임대분야에서 전략적인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신영과 엠디엠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신영은 지난해 첫 민간 임대주택인 275가구 규모의 '지웰홈스 동대문'을 준공하고 운영 중이며 추가적인 사업지를 발굴할 계획이다. 엠디엠은 내달까지 임대주택 브랜드를 공모해 자체 브랜드 임대주택을 내놓을 방침이다.
업계에선 건설사 및 개발업체 등이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자 향후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늘고 있는 1인 가구들이 택하는 주거 형태가 대부분 임대주택이라 임대주택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임대주택은 일정 기간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