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수도권 3개 지방자치단체가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의 분쟁뿐 아니라 하도급 문제 등 더 광범위한 부문에 대한 권한을 이양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경기도·인천시는 5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공정거래 지방화를 위한 수도권 광역지자체 합동 토론회'를 열였다. 이번 토론회는 공정위의 가맹 분사와 가맹점 정책 일부를 수도권 지자체로 이관하는 정책 시행을 1개월 앞두고, 지자체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내년에 이양되는 공정위 권한은 크게 4가지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주나 예비창업자 등에게 제공하는 '정보공개서' 등록을 지자체들이 맡는다. 가맹점주와 본사와의 분쟁을 다루는 분쟁조정위원회가 경기도와 인천시에도 생기며, 서민실태조사를 각 지자체가 실시하고, 조사권의 일부도 가져간다.
김남근 서울시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공정경쟁 감독행정의 현황과 지방행정화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모두발언에서 "가맹점거래·대리점거래·하도급거래·대규모유통점거래 등은 각 지방마다 거래점이 산재해 있고 주민생활과 밀착해 영향을 주는 거래여서 불공정행위 감독행정에서 지방행정과 중앙행정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보호·단속과 ('을'에 대한) 지원·육성을 복합적으로 하는 데에는 지방정부가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신혜 경기도 공정소비자과장 역시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위임한 업무를 대행한다는 소극적인 자세로는 공정거래 질서확립제에 접근키 어렵다"며 "오히려 지역 현장을 잘 아는 지자체가 거래현장 특수성을 감안해 거래질서 공정화를 이루는 정책을 개발함으로써 중앙정부 한계를 메워주는 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자체들이 권한 이양 확대를 촉구하는 이유는 공정위가 처리하기에는 '을'들의 개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전국 23만여개에 이르지만, 공정위 담당 공무원은 10여명이다. 대리점과 하도급 역시 각각 수십만개 업체가 있으며, 여타 서비스업체들까지 감안하면 지자체와 업무 분담을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정거래 정책 권한 이양의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더 높여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지자체마다 정보공개서 등록 처리와 분쟁조정에 있어 너무 크게 다른 결과가 나오면 소송만 줄 이을 것"이라며 "통일성을 보장하는 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준병 행정1부시장이 5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공정거래 지방화를 위한 수도권 광역지자체 합동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