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 상장시키려는 소액주주들의 행동이 시작됐다.
셀트리온(068270)의 코스피 이전 역시 소액주주들의 요구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은 닮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소액주주 지분율이 높지 않아 기관투자자와 회사측의 입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코스닥 대장주들의 연이은 이탈 움직임에 우려도 따르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운동연대는 지난 4일부터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준비에 들어갔다. 소액주주들은 회사측에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결의'를 목적으로 하는 임시주총을 열기 위해 주주들의 표 모으기에 나섰다.
상법 제366조 제1항에 따라 전체 발행주식의 3% 주식을 확보하면 임시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사회 결의를 거쳐 임시주총이 열리게 된다. 해당 안건을 의결하는 임시주총이 열리면 위임 받은 주식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코스피 이전 상장은 보통결의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상법 제368조 제1항에 따라 '발행주식 총수 25% 이상의 출석'과 '출석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연대는 성장성과 재무건정성을 갖춘 기업으로서, 투기적 자본과 공매도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을 떠나 코스피에서 정당한 주주가치 평가와 안정적 투자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이는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 당시와 비슷하다. 셀트리온은 지난 2005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9월 코스피시장으로 이전을 결정, 올해 2월9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이 시장을 옮기면서 코스닥 대장주 역할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맡게됐다.
셀트리온의 코스피행도 주주들의 요구로 촉발됐다. 지난해 8월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가 임시주총 소집 운동을 시작했고, 1만건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동의서가 모이면서 임시주총이 소집됐다. 당시 셀트리온 주주들도 공매도 세력의 공세와 수급 개선을 이유로 이전 상장을 추진했다.
다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기관투자자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의사가 관건이다. 셀트리온은 이전 상장 안건을 결의할 당시 소액주주 지분이 66%에 달했다.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소액주주지분은 셀트리온의 절반인 32.9%에 그친다. 서 회장이 35.8%를 갖고 있고, 사모펀드인 원에쿼티파트너스가 15.0%, 아이온인베스트먼트가 10.5%를 보유 중이다. 주주연대와 기관투자자 또는 서 회장이 뜻을 함께해야 이전 상장이 가능해진다.
이전 상장 운동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대장주 이탈에 따른 코스닥 위축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10조6800억원으로, 코스닥 내 비중은 4.8%에 달한다. 코스닥 시총 2위인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약 5조3600억원으로 비중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절반인 2.4%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전 상장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아직 이르지만 실제로 현실화될 경우 패시브 자금의 이동이 나올 수 있는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헬스케어업종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바이오업종 편중은 소폭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소액주주들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서를 모으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소액주주 비중이 32%라는 점에서 대주주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코스닥시장 상장 당시 (왼쪽에서 네번째부터)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김만훈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