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삼성전자가 조직개편에서도 안정 기조를 이어갔다. 신임 네트워크사업부장에 전경훈 부사장을 임명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큰 변화 없이 올해의 정기인사를 마무리지었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대내외 경영 환경을 고려해 쇄신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12일 삼성전자는 정기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보직인사를 통해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나고 5세대(5G) 이동통신 분야 전문가인 전 부사장이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포항공대 전자공학과 교수 출신으로 지난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전 부사장은 전사 연구조직 DMC연구소 산하 차세대 통신,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등을 연구하는 'IoT솔루션' 팀장과 랩장 등을 지냈다. 전 부사장의 선임은 5G 시대의 본격적 개화를 맞아 통신장비 시장에서의 도약을 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LTE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11%로 화웨이(28.9%), 에릭슨(27.6%), 노키아(25.8%)의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12일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통해 전경훈 부사장을 신임 네트워크사업부장에 임명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보직인사 이외 조직개편은 예년과 같은 형태를 유지했다. 당초 인공지능(AI), 전장, 5G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조직을 대폭 조정·확대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현상 유지를 택했다. DS·IM·CE 등 3개 부문 아래 8개 사업부를 둔 기존 사업체제의 틀을 이어간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주요 사업부 수장들을 대거교체했던 만큼 쇄신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점도 이번 조직개편의 배경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 진교영 사장(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사장(LSI사업부장), 정은승 사장(파운드리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등 4명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신임 사업부장에 보임됐다. 생활가전사업부도 CE부문장으로 신규 선임된 김현석 사장이 겸직하게 되면서 수장이 바뀌었다.
삼성전자의 안정적 인사 기조는 지난주 실시된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6일 삼성전자는 김기남 DS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노태문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하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단 인사 승진자가 2명에 그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4년만이다. 같은날 실시된 임원인사에서는 총 158명의 승진자가 발생, 지난해(221명)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조직개편에서는 사업부 통폐합이나 신설 등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며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두고 기존의 성과를 이어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의 정기인사 일정을 완료한 삼성전자는 오는 17~19일 2018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새로 선임된 임원들과 해외법인장 등 약 400명이 모여 상견례를 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점검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