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인도 및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신흥국은 실물경제 및 대외건전성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주요 아시아 신흥국은 실물경제 및 대외건전성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불안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은 인도의 한 시장에서 시민들이 과일을 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16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제2018-48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등으로 아르헨티나, 터키 등 일부 취약신흥국의 금융시장 변동성은 크게 확대됐다.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각국의 거시경제 취약성이 부각되고 정책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통화가치와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 불안을 겪었다.
반면 주요 아시아 신흥국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면서 취약신흥국과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실제 실물경제는 최근 2~3년간 5~6%대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는데, 올해 들어서도 이같은 성장세는 이어졌다. 인도의 경우 지난 3분기 7.1% 성장을 기록했으며, 필리핀과 베트남도 각각 6.1%, 6.9%를 나타냈다. 앞으로도 이들 국가는 4~6%대의 양호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물가도 최근 2~3년간 1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인 취약신흥국과 달리 주요 아시아 신흥국은 물가목표 범위 수준에서 안정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재정은 적자기조가 지속되고 있으나, 낮은 외화표시부채 비중, 재정건전화 노력, 투자 중심의 재정지출 등으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대외건전성 측면에서도 경상수지 상황은 주요 아시아 신흥국 중 절반이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 등 나머지 적자국도 적자 규모가 취약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인 데다, 적자재원의 대부분을 투자와 연계된 장기자본수지(FDI)로 보전하고 있다. 대외부채 또한 대외자산 및 국민소득 대비 상환 능력이 양호한 수준이며, 외화표시부채 비중이 낮아 달러화 강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안시온 한은 아태경제과장은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실물경제 상황과 대외부문 건전성을 종합해보면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 경로를 벗어나지 않을 경우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미·중간 무역분쟁의 향후 전개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는 경우 아시아 신흥국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